수족구병 환자 증가세 뚜렷…감염 예방 중요성 커져
입안 물집·손발 발진은 대표 증상, 탈수 여부도 살펴야
“백신·치료제 없어 손 위생 등 예방수칙 준수가 최선”
서울의 한 병원에 붙은 수족구병 안내문. ⓒ연합뉴스
수족구병 환자가 최근 2주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하며 본격적인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인 데다 당분간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감염 예방과 개인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전문가들은 수족구병이 뇌염·심근염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증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유아 중심 확산…“당분간 유행 지속”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27주차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9.4명으로, 24주차(8.9명)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특히 0~6세에서는 1000명당 27.2명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주로 여름에 유행하는 감염병이지만 최근에는 유행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초겨울까지 환자가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질병청은 “수족구병은 가을까지 유행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환자 발생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 A16형, 엔테로바이러스 A71형 등 장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약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흔하며, 5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8월 정점을 이룬다.
손·발의 발진. ⓒ서울대병원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를 거치면 미열, 인후통, 식욕부진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혀와 입천장, 잇몸, 입술 안쪽 등 구강 점막에 통증을 동반한 물집과 궤양이 생기고, 손바닥과 발바닥, 손등·발등, 엉덩이 등에 붉은 물집 형태의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이 심하면 침을 삼키기 어려워 침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박환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기에는 입안 수포만 있거나 손발 발진만 먼저 나타날 수 있다”며 “대부분 1~2일 사이 입안 병변과 손발 발진이 함께 나타나는 만큼 경과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감염자의 침, 콧물, 가래 등 분비물과 대변, 수포 진물에 직접 접촉하거나 기침·재채기를 통한 비말로 전파된다.
장난감이나 놀이기구, 문손잡이 등 공용 물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감염될 수도 있으며, 여름철 이용이 많은 수영장이나 아파트 물놀이장, 바닥분수 등에서도 아이들 간 밀접 접촉이 잦아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처럼 영유아가 밀집한 공간에서는 집단감염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손 씻기가 최선…고열·구토 땐 즉시 진료”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수족구병은 증상이 시작된 뒤 약 1주일간 전염력이 가장 강하지만, 대변을 통해서는 바이러스가 최대 8주 이상 배출될 수 있다. 증상이 호전돼 등원을 재개한 이후에도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대부분의 환자는 3~7일 안에 자연 회복된다. 다만 입안 통증으로 음식이나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탈수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민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일주일 이내 회복되지만 아이가 계속 보채거나 물을 전혀 마시지 못하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소변량이 줄거나 무기력한 모습은 탈수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음식을 거부한다면 맵거나 짠 음식, 신맛이 강한 음료는 피하고, 충분히 식힌 미음이나 죽, 우유·요거트처럼 부드럽고 시원한 음식을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거나 울 때 눈물이 나지 않고 입술이 마르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수액 치료 등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 예후는 좋지만 드물게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반복적인 구토, 경련,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면 무균성 뇌수막염, 뇌염, 심근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현재 수족구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외출 후와 식사 전후, 기저귀를 교체한 뒤에는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을 꼼꼼히 씻고, 장난감과 문손잡이 등 아이들이 자주 만지는 물건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기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이 의심되거나 진단됐다면 전염력이 약해질 때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중단하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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