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정청래 겨냥 "자기정치의 폐해가 당 혼선에 빠뜨려"
친청계, 계엄 해제·후단협 거론하며 "金 실망스러워" 공세
친명계도 "鄭 자기정치 부인할수 없어" "鄭 나오지 말아야"
최고위원 선거도 명청대전…'총선 공천권'에 격화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송영길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청래 전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출마선언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꺼낸 '자기 정치의 폐해'라는 발언이 친청(친정청래)계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갈등이 내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당안팎에선 이번 당권 경쟁에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만큼 향후 계파 간 내전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6일 전남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에서 회견을 열고 당내 첫 번째로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 시절의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복원해야 한다. 김민석은 위기에 강하다. 책임지고, 모든 역량을 다해 해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 전 총리가 읽은 출마선언문 중간의 문구에서 터져나왔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1년 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을 혼선에 빠뜨렸다. 이대로는 국정 성공과 총선 승리, 당 단합도 어렵다"며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 등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청래 전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전 총리는 국회 소통관에서 연 출마선언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당다운 여당은 당정 협력을 중심에 두는 정치이고 대통령이 말한 언어와 품격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최대한으로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상대방까지도 품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전 총리는 "상대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만으로 점수를 얻거나 승리를 기대하는건 어렵단걸 직시하고 우리가 뭘 잘할지, 국민에게 뭘 보일 것인가와 그 성과를 중심으로 생각하는게 여당다운 여당"이라고 말하면서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선 반응을 꺼냈다.
이같은 김 전 총리의 발언은 곧바로 친청계의 반발로 이어졌다.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막상 출마선언문을 보고 나니 이렇게 남 탓만 하고 비난하는 식의 출마 선언이 개탄스럽다"면서 "이렇게 남 탓을 하는 것이 김 전 총리 본인의 '자기 정치 폐해'나 '당정협력 혼선'을 초래하는 자기 정치가 아니냐"라고 직격했다.
심지어 이 최고위원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듯이 김 전 총리가 윤석열 계엄해제 국회 표결에는 불참했는데, 왜 국회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나"라며 "감기약을 먹고 잤다고 하는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이냐. 어느 글에 '잠을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자는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고 하던데, 그러느냐"라고 비꼬는 반응을 꺼내들기도 했다.
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민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출마의 첫 자리에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유체이탈식 발언을 나열하시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김 전 총리를 비판했다.
한 의원은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려면 최소한의 근거와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면서 "아무런 근거 없이 주장만 반복하며 그 책임을 당에만 떠넘기려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 이성윤 의원, 한민수 의원, 채현일 의원, 이건태 의원, 강득구 의원 ⓒ데일리안DB
최민희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사태까지 거론하며 김 전 총리를 향한 공세에 나섰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직하게 말하면 김 전 총리는 '정몽준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탈당한 게 아니냐"라며 "이후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고, 더 극적으로 당선 된 건 김 전 총리가 '탈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노 후보의 진정성과 결단, 이해찬 대표의 지혜와 결기 그리고 국민개혁정당과 노사모 회원 등등 시민들의 헌신 덕분이었다"고 적었다.
김 전 총리를 지원하는 '친명(친이재명)계'도 신경전에 뛰어들었다. 친명계인 채현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는 김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뼈아픈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채 의원은 "지난 1년, 당정청 원팀의 근간을 훼손한 진짜 장본인이 누구냐"라며 "통합의 길이 아니라, 선명성과 진영에 휩싸여 걸핏하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생채기를 낸 게 '자기 정치' 아니면 무엇이 자기 정치냐"라고 덧붙이며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친명계인 이건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5년 전 후단협까지 끌고 오는 걸 보니 정말 다급한 모양이다. 과거를 파헤친들, 지난 1년의 '엇박자'는 지워지지 않는다"며 "최민희, 한민수, 이성윤 의원의 정 전 대표를 결사보위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표 경선을 또 과거 공방과 계파 싸움으로 끌고 갈 생각이라면 그 자체가 이재명 정부 성공의 발목을 잡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역시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날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정 전 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레임덕이 오고, 정 전 대표가 안 되면 그의 정치인생이 끝나면 이것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정 전 대표가 나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격렬해지는 당내 갈등은 향후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메시지를 쏟아낸 이성윤, 한민수, 최민희 의원 등은 친청계로 분류돼 8·17 최고위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친명계인 이건태 의원은 오는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출마선언 회견을 열 예정이다. 심지어 오는 8일에는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고한 만큼, 당내 계파 갈등이 전당대회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재명 정권이 이제 2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여당 내에서 내전 수준의 잡음이 새어나오는 이유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이 꼽힌다. 8·17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대표는 오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적통이니 파묘니 별 얘기가 다 나오고 있지만 결국 이 싸움이 벌어지는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총선 공천권 때문"이라며 "어느 쪽이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공천이 흔들릴 수 있단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으니 당내에서도 공방이 오고가는 것 같은데, 보고 있으면 좀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