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vs 친청 당권전쟁 막 올랐다…전대 결과 따라 계파 운명 갈린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6.10 00:15  수정 2026.06.10 00:15

與 전당대회 두 달여 앞두고 당권 경쟁 시작

이언주 사퇴 시작으로 鄭 연임 반대 입장 나와

친청계는 지도부 흔들기 지적, 송영길 견제도

"주도권 둘러싼 힘겨루기 시작…유불리 판단 아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 경쟁이 조기 점화되는 양상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의 공개 사퇴를 계기로 6·3 지방선거 평가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수면 위로 떠오른 데 이어, 정청래 대표 책임론과 이에 대한 친정청래계 반격, 차기 당권주자 견제전까지 본격화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대표 선출을 넘어 민주당 내 계파 질서 재편과 향후 총선 공천 구도까지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최고위원은 전날(8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페이스북에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도층과 2030 청년세대의 이탈,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확인된 민심의 변화는 우리 당뿐 아니라 정부 정책 측면에서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라며 "선거의 승패를 떠나 국민께서 보내주신 경고와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최고위원 발언이 사실상 정청래 지도부의 지방선거 전략 실패를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음에도 수도권과 중도층 이탈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 운영 기조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 책임론은 당내 다른 인사들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의원은 지선 직후인 지난 4일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정 대표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염태영 의원도 "이번 선거는 사실상 쓰라린 패배"라며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 당시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사례를 언급했다.


이번 6·3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정 대표와 갈등을 빚은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공개적으로 연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대표) 연임 반대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정청래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정청래 전선'이 형성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친정청래계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최민희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최고위원 사퇴를 공개 비판했다. 최 의원은 "추워져야 소나무와 전나무의 절개를 알게 된다"며 "이언주 의원님, 이 추위에 이러면 곤란하다. 책임 있게 지도부로서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한길·안철수식은 진부하다"고 직격하며 공개 비판과 지도부 흔들기를 문제 삼았다.


친청계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을 꺼내는 것이 오히려 당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기류도 읽힌다. 정 대표가 아직 연임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르면 다음 주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인 당권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친청계의 견제는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의원에게도 향하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엄중한 전쟁 시기에 무소속 김관영 후보 구하기에 공개적으로 나서며 이적 행위를 했던 송영길, 해당 행위자가 아닌가"라며 "당 대표 출마 후보군의 일원으로 거론되는 것조차 마음이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가 전북지사 선거 공천 과정을 문제 삼아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것을 듣고 생각을 참 많이 했다"며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언이고 중대한 해당 행위가 아닌가. 당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지방선거 평가를 둘러싼 책임 공방을 넘어 민주당 차기 지도체제의 성격을 둘러싼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구도는 정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김용민 의원 간 4파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 대표 측은 강한 대여 투쟁과 선명성을 앞세워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명계와 비정청래계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기 안정적 국정 지원과 중도 확장을 위한 보다 유연한 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대표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차기 총선 공천 구도와 이재명 정부 후반기 당정관계, 민주당 내 계파 질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다만 아직 어느 한쪽의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벌어지는 갈등은 단순한 선거 평가 수준이 아니라 차기 당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성격이 강하다"며 "이번 전대 결과에 따라 친청계와 친명계 어느 쪽으로 당의 권력 중심축이 이동할 것"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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