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 악용 여전”…노동부, 체불·장시간 노동 무더기 적발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5.28 12:00  수정 2026.05.28 12:00

포괄임금 오남용 개선 관련 지원사업.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가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 감독 결과 대상 사업장 절반 가까이에서 연장·야간수당 미지급 등 이른바 ‘공짜노동’ 사례를 적발했다.


노동부는 지난 2월 26일부터 약 두 달간 실시한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 감독’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언론 보도와 청원, 익명신고센터 제보 등을 토대로 포괄임금 오남용 의심 사업장 101곳을 선정해 진행됐다.


감독 대상에는 고정 OT(연장수당) 활용 사업장 73곳과 정액급제·정액수당제 사업장 6곳이 포함됐다. 업종은 음식점·숙박업 등 서비스업과 정보통신(IT) 업체가 다수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포괄임금을 활용한 사업장 가운데 실제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장은 34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감독 대상의 43% 수준이다. 해당 체불액은 총 4억4800만원이었다.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업장도 34곳 적발됐다.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실제 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을 기재하지 않는 등 노동시간 기록·관리 위반 사업장도 27곳으로 나타났다.


임금·퇴직금 체불과 기타 노동관계법령 위반까지 포함하면 법 위반 사업장은 77곳으로 전체의 97.5%에 달했다. 체불 규모는 약 15억4200만원이었다.


주요 사례를 보면 화장품 제조업체 A사는 출퇴근 시간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채 고정 OT를 초과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310명에게 1억2300만원을 체불했다.


가금류 가공업체 B사는 상시 연장·휴일근로에도 고정 OT 수당 외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일부 휴일근로수당도 미지급해 7800만원 체불이 확인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C사는 실제 근로시간 확인 없이 고정 OT분만 지급해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25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장근로 한도 위반 사례도 확인됐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 D사는 휴일근로시간 관리 소홀로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했고, 기술서비스업체 F사는 업무량 증가에도 별도 조치 없이 연장근로 한도를 지속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감독 과정에서 포괄임금제 개선 지도도 병행했다. 일부 사업장은 실제 휴일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정액 지급하던 휴일근로수당과 연차 미사용수당 제도를 폐지했다.


정부는 포괄임금 오남용 감독을 상시 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14일에는 익명신고센터 제보가 집중된 서울 구로·가산디지털단지 감독에도 착수했다. 노동부는 매달 제보 내용을 분석해 감독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포괄임금 활용 기업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형 홍보버스를 운영하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익명신고센터 배너를 게시하는 등 신고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노동의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는 것은 노동시장 정상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포괄임금을 이유로 법정 노동 대가가 부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신고센터 제보가 늘고 있는 만큼 현장 요구를 신속히 반영해 적극적으로 감독·개선하고 공짜노동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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