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향에 빠진 청소년들…첫 흡연 86% ‘액상형 전자담배’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5.26 12:00  수정 2026.05.26 12:00

“덜 해롭다 착각 유도”…흡연 지속 확률 최대 10배

ⓒ질병관리청

과일향·멘톨향 등을 넣은 가향담배가 청소년 흡연 진입 통로가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처음 담배를 접한 청소년 10명 중 8명 가까이가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 청소년의 77.3%가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학생은 79.5%, 여학생은 73.1%였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 가운데 가향담배 사용 비율은 86.3%에 달했다. 여학생 비율은 88.8%였다.


가향담배는 멘톨, 과일, 초콜릿 등 특정 맛과 향이 나도록 제조한 담배다. 액상형 전자담배 액상에 향료를 넣거나 담배 필터에 캡슐을 삽입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가향담배는 일반 궐련의 쓴맛과 매캐한 냄새, 목 자극 등을 줄여 청소년과 젊은층이 흡연을 쉽게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덜 해로운 담배라는 인식을 만들면서 흡연 지속과 니코틴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는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경우 현재 흡연 상태일 확률이 비가향담배보다 1.4배 높았다. 가향담배 사용을 지속할 가능성은 10.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연구에서도 향이 첨가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년 뒤 금연에 실패할 가능성이 비가향 제품 사용자보다 1.9배 높았다.


향료와 당류 등 가향성분은 전자담배 기기를 통해 가열돼 폐로 흡입될 경우 호흡기질환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국내 가향담배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4.0%에서 2018년 30.8%, 2023년 46.5%까지 증가했다.


브라질, 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담배 내 가향 첨가를 금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올해 세계 금연의 날 주제로 가향담배 위험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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