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많이 도와달라"…거리 민심이 오세훈에 호응하는 이유는 '낮은 자세' 때문?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5.26 00:05  수정 2026.05.26 00:05

"뽑아달라" 호소하지 않는 吳

"운동 많이 해라" "많이 팔아라"

'자연스러운 스킨십'에 초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도봉구 도봉산에서 상인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연휴 마지막 날인 25일 등산로와 산책길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언행을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응원에 나선 것은 시민들이었다.


오 후보는 이날 도봉산을 시작으로 공릉동 도깨비시장, 중구 중앙시장 등 일정을 소화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오 후보는 연일 거리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찾고 있다.


오 후보는 유세장에선 이재명 정부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거칠게 비판하지만,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날 때는 최대한 발언을 아끼는 모양새다. 직접적으로 "뽑아달라"는 호소보단, "도와달라"는 말을 주로 하는 편이다.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동안 오 후보는 시민들과 만나는 자리에 국민의힘 소속 시·구의원 후보와 경호 인원이 뭉쳐있는 모습을 경계해 왔다. 인파에 놀란 시민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도봉산 등산로에서도 오 후보는 경호 인력에게 흩어지라고 거듭 요청했다.


오 후보가 도봉산 등산로에 나타나자 상인과 등산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한 상인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사람인데"라면서 놀라워하거나, 다른 상인은 "아이고, 오세훈이네. 손 닦고 악수해야지"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상인을 만날 때마다 "많이 파시라"고 덕담하며 악수 요청에 응하기만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공릉동 도깨비시장에서 한 청년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이날 도봉산 순회에선 김선동 도봉을 당협위원장이 동행했다. 한 노점상 상인은 김 위원장이 "오 후보가 왔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선거철 다수 정치인이 인사를 하러 오는 상황이 익숙한 듯, 무의식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 뒤로 오 후보가 나타나자, 해당 상인은 깜짝 놀라며 "오세훈 아니냐"며 악수를 요청했다.


어르신들의 응원도 눈에 띄었다. 시민 대부분은 오 후보를 발견하면 "악수해 달라고 해야겠다"며 먼저 다가왔다. 한 중년 여성은 오 후보에게 "너무 반갑다.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나아가 "오세훈 만세다. 파이팅이다"라고 소리치자, 오 후보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오 후보는 시민들에게 "많이 도와달라"는 말을 주로 하거나, 등산객들에겐 "운동 많이 하라"며 반대로 응원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오 후보는 아이를 향해 "아이고, 착하다. 원래 등산 안 따라오는데"라고 말하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이 도와달라"는 정도로 지지를 호소한 오 후보와 달리, 시민들은 오 후보의 손을 잡고 "꼭 승리하라" "꼭 당선돼라" 등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중구 중앙시장에서 한 어르신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이날 오전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에서도 상인과 시민의 응원이 이어졌다. 의류 가게 사장은 "팬이다. 파이팅"이라고 지지를 하거나, 한 중년 여성은 "엄청 많이 좋아한다"고 표현하며 "잘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도깨비시장 인근 산책로에선 한 시민이 오 후보의 이름이 아버지와 비슷하다며 "오 후보를 보면 아버지가 떠올라"라고 말했다. 한 어르신은 노원구에 일곱 가구가 살고 있다며 "오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하자, 오 후보는 웃으며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오 후보는 오후에는 중구 백학시장과 중앙시장을 찾았다. 눈에 띈 것은 청년의 지지세였다. 한 청년은 오 후보의 사진을 가져와 사인을 요청했고, 오 후보는 청년의 이름과 함께 '함께 꿈을'이라고 적었다. 중앙시장에선 초등학생 무리가 오 후보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오 후보는 "사진을 찍어 달라고 말하는 거냐"고 놀라워하며 함께 찍었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오 후보의 지지세는 중앙시장과 개포동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중앙시장 앞에서 유세를 마친 후, 시장 순회에 나서려고 했지만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하면서 입구 앞에서 10분가량 대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강남구 개포동시장에서 주민들의 응원에 두 주먹을 들며 화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강세인 강남구에 위치한 개포동시장에선 오 후보의 인기가 눈에 띄었다. 스케치북을 든 한 청년은 인파에 선뜻 다가오지 못하자, 오 후보는 "사인해 줄까"라고 먼저 말했다. 다른 청년은 오 후보의 선거 홍보물을 가져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개포동시장 입구에서도 10분가량 정체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겨우 시장 중앙까지 이동했지만, 사진 촬영 요청은 계속 이어졌다. 오 후보가 시민들과 촬영하는 모습을 상인들은 지켜봤는데, 한 상인은 "생각보다 키도 크고 잘생겼다"며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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