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빨간 토마토에 "2번이네"…불로시장 녹인 추경호의 너스레 한 바가지

데일리안 대구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5.26 05:00  수정 2026.05.26 05:00

불로시장 누비며 상인·시민과 구슬땀 인사

팔짱 끼고 지켜보던 시민들, 손가락 'V'로 화답

"행정통합은 생존 전략"…두류공원까지 강행군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5일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이고, 주변이 다 빨간색이네. 2번이네!"


25일 낮 대구 불로시장. 빨갛게 익은 토마토가 수북이 쌓인 좌판 앞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토마토 더미를 자신의 기호 2번 색깔에 빗댄 너스레에 상인도 따라 웃었다.


6·3 지방선거를 9일 앞둔 이날, 추 후보는 오전 체육대회 일정을 시작으로 불로시장,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 두류공원 집중유세까지 빼곡한 동선을 소화했다.


오전 11시 30분 불로시장 인근. 추 후보가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자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대부분 멀찍이서 팔짱을 낀 채 진중한 표정으로 추 후보를 지켜봤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유세 장면을 담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저거 봐라, 추경호다"라며 들고 있던 짐을 잠시 내려놓고 발걸음을 멈췄다. 멀리서 손가락 두 개를 펴 흔들며 응원을 보내는 시민도 보였다.


추 후보는 유세차에서 '경제 시장'을 자임했다. 그는 "선거 때만 되면 다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약장수도 아니고 말로만 살릴 거면 진작 다 살았을 것"이라며 "경제는 유능함으로 푸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가 대구 경제 판을 확 바꾸겠다. 예산이 어디 있는지, 그 길목을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후보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대구시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권이 사법까지 흔드는 지금, 대구가 중심을 잡고 오만한 정권을 견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약 13분간 이어진 유세 동안 시민들은 큰 호응 없이 차분하게 지켜봤지만, 곳곳에서 'V'를 그려 보이며 조용한 지지를 보냈다.


낮 12시, 추 후보가 유세차에서 내려와 불로시장 골목으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와, 추경호다"라는 외침이 터졌고, 한 상인은 "대구 발전 부탁드립니다, 화이팅"이라며 손을 내밀었다.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서 추 후보는 땀을 흘리며 시장 곳곳을 누볐다. 가게 안까지 들어가 "2번입니데이,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했고, 미용실에 들러서도 고개를 숙였다. 상인들과는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눴다.


버섯 좌판 앞에서 추 후보가 "버섯이 많네,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자, 한 상인이 "손이 더러워서…"라며 악수를 머뭇거렸다. 추 후보는 "아이고, 괜찮습니다"라며 그 손을 꽉 잡았다. 토마토 좌판 앞에서 나온 "2번이네" 너스레도 이 무렵이었다.


상인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한 상인은 "테레비(TV)에서 맨날 봤어요"라며 반겼고, 앉아 있던 상인에게 추 후보가 "아이고, 일어서지 마이소"라며 다가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가게 안에 앉아 있던 한 손님은 "무조건 된다 마! 경제부총리가 돼야지!"라며 추 후보의 등을 토닥였다.


추 후보는 한 시민에게 "말만 하지 말고 표 좀 모으래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추 후보님 꼭 되세요, 여기 살려주셔야 돼요"라는 당부와 함께 "꼭 찍어드릴게예"라는 시민의 화답도 돌아왔다. 지나가던 차량들도 창문을 내리고 "꼭 보고 싶었는데"라며 손을 흔들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5일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 후보는 불로시장 상인들을 향해 "당선되면 취임 즉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민생경제부터 챙기겠다"며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전통시장을 홍보하고, 도시철도 4호선을 이시아폴리스까지 연장해 손님이 불로시장을 찾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강대식 의원은 지원 유세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군위를 다녀가며 '안타깝다'는 한마디만 남겼다"며 "대구·경북 통합이 막바지에 막히고 특별교부세도 대구만 홀대받았다. 보수의 심장 대구가 바로 세워달라"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 후보는 오후 2시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에도 참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등이 함께한 자리다.


추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단순한 정치 구호가 아니라 청년이 떠나는 현실을 바꾸고 기업과 일자리를 불러모으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추 후보는 "통합신공항과 영일만항을 잇는 거대 물류망을 구축하고, 반도체·미래차·로봇·바이오 산업이 역동하는 초격차 산업벨트를 만들겠다"며 "당과 함께 행정통합 특별법과 신공항 특별법 개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추 후보는 절절한 마음으로 지원에 나선 장 대표를 향해 "후보자도 목이 갈동말동 하는데 장 대표가 절절한 마음으로 전국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저 좋은 목소리가 반 이상 갔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추 후보의 발걸음은 오후 5시 달서구 두류공원으로 이어졌다. 추 후보가 공원에 도착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추 후보는 모여든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뒤 유세차에 올랐다.


추 후보는 두류공원에서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약장수처럼 말로만 하는 김 후보가 갑자기 대구 경제를 다 살리겠다고 한다"며 "본인이 잘할 수 있었으면 문재인 정부 때 장관·총리를 하면서 잘했어야지, 그때는 기억나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선거 지고 6년 동안 양평에 갔다가 지금 나온 사람"이라며 "경제는 35년간 예산을 짜고 배분하며 길을 아는 제가 더 잘한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는 "이번 시장 선거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라며 "대구가 무너지는 순간 이재명 정부가 폭주하고 일당 독재, 장기집권 시대가 열린다. 작은 표 차로 이기면 오만이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에서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눌러 대구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5일 오후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추 후보는 달서구 발전 공약도 내놨다. 그는 "대구시청을 신속하게 달서구로 옮기고, 서대구 쪽으로 내려가는 달서선 지하철을 추진하겠다"며 "두류공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해 돈과 사람이 모이는 달서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추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제가 다 이기고 있다. 승기에 올라타고 있다"며 "물 끓을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승기를 잡았으니 달서구가 압도적 승리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주무시기 전에 기호 2번 추경호를 열 번만 생각하고 주무시라"고 너스레를 떨며 유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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