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IM뱅크파크, 김부겸·추경호 출격
유세차 100m 신경전…50m 거리 속 표심 쟁탈
김부겸, 풋살 골키퍼 변신…청년과 땀범벅 혈투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구IM뱅크파크에서 유세를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24일 오후 대구IM뱅크파크. 이날 그라운드 밖에서도 또 하나의 '더비'가 펼쳐졌다. 한쪽엔 빨간 점퍼, 100m 떨어진 반대쪽엔 파란 점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인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구FC 홈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앞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킥오프를 앞두고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경기장으로 밀려들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지만, 축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의 상당수는 2030 청년. 두 후보 모두 이 길목을 놓칠 리 없었다. 양 캠프 유세차는 약 100m 거리를 두고 서로를 근처에 둔 채 자리를 잡았다.
선공은 추 후보였다. 오후 5시 45분 경기장에 도착한 추 후보는 곧장 유세차에 올라 "오늘은 가슴이 벌렁벌렁하는 신나는 날, 대구FC 경기하는 날"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대구FC가 올해 어려움을 맞고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시민 응원을 모아 내년에는 1부 리그로 승격하자"고 했다.
추 후보는 능청도 잊지 않았다. 지나가는 버스를 향해 "836번 사장님, 2번입니다", 시야가 가려지자 시민들을 향해 "잘 안 보이니까 조금만 참으소"라며 너스레를 떨자 웃음이 터졌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테슬라를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경제는 말만 해본 후보가 아니라 경제부총리 출신이 풀어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m 건너편에서는 김 후보가 맞불을 놨다. 김 후보의 첫 마디도 대구FC였다. 그는 "전국 최고 수준의 홈경기 관중 비율을 자랑하는 대구FC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서민 경제가 살아야 대구FC 같은 자존심 있는 구단도 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대구로페이 발행액을 두 배로 늘려 서민 경제의 마중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김부겸" 연호가 유세차 앞에서 터져 나왔다.
100m를 사이에 둔 두 유세차의 함성이 번갈아 경기장 앞을 울렸다. 한쪽에서 "추경호"가 터지면, 반대쪽에서 "김부겸"이 화답하는 식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구IM뱅크파크에서 대구FC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유세차에서 내려온 두 후보의 거리는 한층 좁혀졌다. 거리 인사에 나선 추 후보와 김 후보는 이번엔 약 50m 간격을 두고 청년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추 후보는 경기장 앞 건널목에서 하늘색 유니폼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화이팅"을 외치는 청년들과 사진을 찍었고, 한 초등학생이 쭈뼛쭈뼛 사인을 청하자 흔쾌히 응했다. "시장님!" 하는 외침에 추 후보가 손을 흔들자 주변 청년들이 휴대전화를 들었다.
50m 떨어진 김 후보 주변도 청년들로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빨간 점퍼와 파란 점퍼가 같은 하늘색 물결 속을 누비는 진풍경에,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양쪽으로 바삐 돌렸다.
치열했던 신경전은 뜻밖의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일정을 마칠 무렵 두 후보가 서로를 향해 다가가더니 가볍게 포옹을 나눈 것이다. 종일 100m, 50m 거리에서 표심을 다투던 두 사람이 어깨를 맞대자 주변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추 후보가 자리를 뜬 뒤, 김 후보는 곧장 다음 장소로 향했다. 청년들과의 풋살 경기였다. 여기서부터 김 후보의 진짜 '경기가 시작됐다.
풋살복으로 갈아입은 김 후보에게 한 청년이 "유니폼 잘 어울리신다"고 하자, 김 후보는 "아 왜 이래"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대구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너무 반죽이지 마시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구 북구에 위치한 한 풋살장에서 시민들과 경기 중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3분간의 작전 회의를 마친 김 후보의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골키퍼 장갑을 낀 김 후보는 공을 잡으러 뛰다 넘어지기도 했다. "하나 둘 셋 화이팅"을 외치며 시작된 경기는 전반 7분, 후반 7분으로 진행됐다.
골문 앞 김 후보는 진지했다. 골대를 주시하며 몸을 낮춘 채 공을 기다렸고, 전반전에만 4골을 막아냈다. 전반이 끝나자 김 후보의 상체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얼굴에서 땀이 비 오듯 흘렀다. 70대인 김 후보는 "아이고, 힘들다"며 가쁜 숨을 골랐다.
작전 타임에는 경기 구상과 함께 대구 시민 스포츠 현황을 챙겼다. 하지만 후반전은 쉽지 않았다. 한 골을 먹히자 김 후보의 표정이 흔들렸고, 두골째 들어가자 텐션이 급격히 떨어졌다. 팀원들이 "아직 괜찮으시죠?"라고 묻자 김 후보는 "어…괜찮아"라며 어색하게 답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구 북구에 위치한 한 풋살장에서 공을 막아내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세 골째를 내주며 동점이 되자 김 후보는 "아이고, 미안해요!"라고 외쳤다. 다행히 김 후보 팀이 한 골, 또 한 골을 추가하며 5대 3으로 달아났다. 김 후보가 무릎 위에 팀원의 운동화를 올려놓고 닦아주는 깜짝 퍼포먼스를 펼치자 일동이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경기는 김 후보 팀의 승리로 끝났다. 김 후보는 "도와주시느라 애썼다. 고마워요"라며 팀원들의 손을 잡았다.
경기 뒤 팀원들과 둘러앉은 김 후보는 생활체육 지원 구상을 풀어놨다. 그는 "대구 풋살 인구가 5만명에 이를 만큼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며 "관심을 기울이면 생활체육의 주요 종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시민 풋살팀이 재정 지원과 훈련 공간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며 "생활체육을 지원하면 시민 건강이 좋아지고 건강보험료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이 생활체육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켜보겠다"고 했다.
대구FC 구단주가 될 경우의 운영 구상도 내놨다. 김 후보는 "대구FC가 1부 리그에 있을 때 4~5등도 했다"며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선수들도 배려하겠다. 길게 보면 대구FC는 대구 시민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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