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발표
운용 관심도가 수익률 격차 불러
관련 이미지.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상위 10%와 하위 10% 가입자 간 수익률 격차가 19%포인트(p)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상품 선택에 관심을 기울였느냐의 차이가 노후자산 규모를 크게 갈랐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전년(431조7000억원) 대비 69조7000억원(16.1%)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6.47%로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평균의 함정’이 숨어 있다. DC(확정기여형)·IRP 가입자 기준으로 절반 가까운 가입자가 2%대 수익률 구간에 머물렀다. 2025년 물가상승률(2.1%)을 간신히 방어하는 수준이다.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의 연간 수익률은 19.5%였다. 이들은 DC·IRP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에 투자했으며, 그 결과 적립금 증가분의 67%가 운용수익으로 채워졌다. 납입금이 쌓이는 것을 넘어 자산이 스스로 불어나는 구조다.
반면 수익률 하위 10% 가입자의 연간 수익률은 0.5%에 그쳤다. 적립금의 74%를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했고, 적립금 증가분의 77%가 납입원금이었다. 운용수익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노동부와 금감원은 자산 운용에 실패했다기보다 처음부터 시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DC·IRP 합산 기준으로 증권사 가입자는 수익률 10% 이상 구간 비중이 42.5%에 달해 가입자 절반 가까이가 평균(6.47%)을 뛰어넘었다. 반면 은행과 보험 권역은 가입자의 80% 이상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은행 가입자의 61.1%가 2~4% 구간에 집중됐고, 보험은 56.8%가 같은 구간에 몰렸다.
복리 효과를 고려하면 운용 방식에 따른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노동부와 금감원이 매년 1000만원씩 20년(2006~2025년)간 총 2억원을 납입한다는 가정 아래 두 포트폴리오를 비교한 결과,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한 경우 약 4억3000만원을 수령했다. 반면 원리금보장형 중심으로 운용한 경우엔 2억7000만원에 그쳤다. 납입원금이 같아도 운용 방식에 따라 수령액이 약 1억6000만원 차이가 났다.
디폴트옵션 내에서도 유형별 격차가 뚜렷했다. 2025년 기준 적극투자형 수익률은 14.93%, 중립투자형은 10.81%였으나 안정형은 2.63%에 머물렀다. 디폴트옵션 전체 적립금(53조3000억원) 중 안정형 비중이 85.4%를 차지한 탓에 디폴트옵션 전체 평균 수익률은 3.69%에 그쳤다. TDF(생애주기펀드) 수익률은 13.7%로 퇴직연금 전체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
노동부와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발간해 초보 투자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운용 사례를 중심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디폴트옵션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상품 평가·변경 제도 개선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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