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 KDDX 왜 또 제동 걸렸나…한화의 승부수, HD현대의 고민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5.18 15:41  수정 2026.05.18 15:41

한화오션 단독 응찰에 1차 지명 경쟁 입찰 유찰

보안·사업성 부담 커진 HD현대 '계산된 불참'

이달 중 2차 공고…HD현대 "종합적 여건 고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KDDX) ⓒ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 다시 제동이 걸렸. 사업의 핵심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입찰이 한화오션의 단독 응찰로 결국 유찰 수순을 밟게 됐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차세대 함정 경쟁력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반면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감점 부담과 사업성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1차 지명 경쟁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이달 중 2차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명 경쟁 방식은 원칙적으로 복수 업체가 참여해야 하지만 한화오션만 단독으로 응찰하면서 1차 입찰은 유찰됐다.


KDDX는 6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방산 사업이다. 전체 사업 규모만 7조원에 달한다. 사업 초반 개념설계는 당시 대우조선해양이었던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본설계 자료 공유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간 이어진 점도 이번 유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만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역시 수의계약 방식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방사청이 지명 경쟁 입찰 방식을 확정하면서 한화오션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기본설계를 맡지 않은 한화오션에 관련 자료가 제공되자 HD현대중공업은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최근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자료 공유가 이뤄진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경쟁 환경 변화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유찰 배경에 HD현대중공업의 ‘계산된 불참’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로는 보안 감점 리스크가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군사기밀 관련 사고로 방사청 평가 과정에서 감점 요소를 안고 있다. 방산 사업 특성상 기술 점수 차이가 크지 않고 소수점 단위 차이도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승산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사업성 우려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조선업 호황으로 후판 등 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크게 오른 반면 사업 예산은 수년 전 기준을 토대로 책정돼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선 사업은 대형 조선사가 다수 협력 업체와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결국 방사청 예산에 맞추려면 원청이 일정 수준 손실을 떠안거나 협력사 단가를 낮추는 방식 외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많지 않다. 다만 최근 납품 단가 압박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강화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협력 업체에 전가하는 방식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단독 응찰을 통해 정면 승부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KDDX 개념설계를 수행했지만,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과 비교하면 사업 연속성과 구축함 건조 경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한화오션으로서는 함정 사업 경쟁력 확대와 특수선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KDDX 확보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한화오션 입장에서도 변수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입찰 참여를 위해 관련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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