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무증상 결핵' 코호트 구축…"국가 기준 만든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18 11:25  수정 2026.05.18 11:26

민진수 교수팀, 질병청 정책연구용역 최종 수주

2028년까지 다기관 코호트 구축·가이드라인 마련

‘잠복→무증상→활동성’ 진행 과정 정밀 분석

민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민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이 무증상 결핵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 정책 설계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 기존 연구를 통해 무증상 결핵 환자의 조기 발견과 치료 효과를 입증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가 차원의 선별·관리 기준 마련에 나선다.


민 교수팀은 최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하는 ‘무증상 결핵 코호트 연구’ 정책연구용역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이번 과제는 앞서 발표한 무증상 결핵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국가 차원의 선별·관리 체계 마련으로 확대하는 의미를 가진다. 연구팀은 지난 3월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된 무증상 결핵 환자가 증상이 있는 환자보다 치료 예후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대규모 코호트 분석으로 규명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국내 18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성인 폐결핵 환자 1071명을 분석했다. 진단 전 4주 동안 기침과 객담, 발열, 체중 감소 등 결핵 관련 증상이 없는 환자를 ‘무증상 결핵’으로 분류한 결과, 전체 환자의 32.7%(350명)가 무증상 결핵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는 증상이 있는 환자보다 염증 수치가 낮고 폐 공동 병변이나 객담 내 결핵균 검출 비율도 낮아 상대적으로 질환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 성과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증상 결핵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76.4%였던 반면 무증상 결핵 환자는 86.3%를 기록했다. 특히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된 환자는 완치 가능성이 약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 교수팀은 총 7억8000만원 규모 연구비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국내 다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향적 코호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단순 환자 추적을 넘어 결핵 환자 가족 접촉자까지 포함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핵이 ‘잠복→무증상→활동성’ 단계로 진행되는 전 과정을 정밀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또 혈액과 객담 등 인체유래물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조기 진단용 바이오마커 발굴 등 정밀의료 기반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증상이 없더라도 전파력이 있는 무증상 결핵을 결핵 퇴치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국내 역시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무증상 결핵에 대한 명확한 진단 기준과 관리 지침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민 교수는 “지난 연구를 통해 무증상 결핵 조기 치료의 의학적 타당성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누구를, 언제, 어떻게 선별해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의 역학적 특성을 반영한 표준 모델을 확립해 무증상 결핵 관리 분야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