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권력 바뀌나”…배민 매각설에 외식업계 '촉각'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5.18 06:33  수정 2026.05.18 06:33

JP모건 티저레터 발송…네이버·우버·알리바바 등 거론

“몸값 8조 가능할까”…DH 재편 속 매각설 확산

플랫폼 규제·수익성 압박…배달앱 시장 변화 변수로

새 주인 따라 수수료·멤버십 전략까지 달라질 수도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 인수 약 7년 만에 매각에 착수했다. 희망 매각가는 약 8조원인 것으로 알려졌다.ⓒ우아한형제들

연 매출 5조원을 돌파한 배달의민족이 다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배달 플랫폼 업계가 성장 중심 전략에서 수익성 확보 기조로 전환하는 가운데, 정부의 플랫폼 규제 압박까지 더해지며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식업계는 배민의 새 주인에 따라 수수료 정책과 시장 경쟁 구도, 플랫폼-입점업체 관계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달앱이 외식업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업계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우아한형제들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티저레터를 수령한 기업은 국내 네이버를 비롯해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 미국 최대 음식 배달앱 운영사 도어대시, 차량 호출·배달앱을 운용하는 우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DH가 기대하는 우아한형제들 몸값은 8조원 수준이다. 2년 평균 영업이익의 13배에 달한다.


배민은 DH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힌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5조2830억원을 기록하며 2010년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음식배달과 퀵커머스 등 전 사업 영역이 고르게 성장한 영향이다.


경쟁사 쿠팡이츠의 성장세에도 배달의민족과의 격차도 여전히 뚜렷하다. 양사의 매출 차이는 2조원 이상 벌어진 상태로, 업계에서는 배민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추진 배경이 배민 자체의 부진보다는 DH 본사의 사정과 더 가깝다고 바라보고 있다.


DH의 글로벌 사업 재편 움직임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DH는 최근 몇 년 간 주가 부진과 부채 부담을 겪어왔고, 이에 따라 자산 재편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미 DH는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대만 배달 플랫폼 푸드판다를 싱가포르 그랩에 매각했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배민 매각 역시 DH의 재무구조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장애물은 높은 몸값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은 2023년 6998억원에서 2024년 6408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928억원까지 줄었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배달 플랫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 전반이 할인 경쟁과 마케팅 비용 확대, 라이더 운영비 증가 등으로 성장보다 수익성 방어가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내 플랫폼 규제 환경 역시 변수로 꼽힌다.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부담이 자영업자의 경영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수수료 체계와 입점업체 부담 문제를 둘러싼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에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 식당가에서 배달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는 새 주인에 따라 시장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배민이 단순 배달앱을 넘어 외식업계 핵심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인수 주체에 따라 수수료 정책과 광고 노출 구조, 멤버십 전략 등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투자안내서를 받은 후보군이 거론되는 단계로, 실제 인수 참여 여부나 구체적 전략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업계의 전망 역시 잠재 인수 주체를 전제로 한 관측 수준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먼저 네이버가 인수할 경우 가장 많이 거론되는 변화는 ‘생활형 슈퍼앱’ 강화다. 네이버는 이미 검색·지도·예약·쇼핑·멤버십·결제(네이버페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 서비스까지 결합될 경우 이용자 체류시간과 커머스 연결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배민 서비스 연계, 검색·쇼핑 기반 시너지 강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온라인 검색·쇼핑 영향력이 큰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경쟁 이슈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버가 인수할 경우에는 글로벌 모빌리티·배달 플랫폼 연계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우버는 이미 글로벌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를 운영 중이며, 차량 호출·배달·물류를 함께 묶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버가 배민을 확보할 경우 국내 배달 시장이 글로벌 플랫폼 중심 경쟁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특히 배달 효율화와 물류 자동화, 글로벌 운영 노하우 접목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우버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할인 경쟁보다는 수익 구조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알리바바그룹 등 중국계 플랫폼 기업이 인수할 경우에는 ‘초저가·대규모 투자 경쟁’ 가능성이 시장 변수로 꼽힌다.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대규모 보조금과 공격적 프로모션 전략 경험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소비자 혜택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동시에 국내 플랫폼 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 영향력 확대 논란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음식 주문 데이터와 소비 패턴 등 플랫폼 데이터 주권 이슈가 제기될 수 있고, 정부의 플랫폼 규제 및 외국계 플랫폼 관리 논의도 커질 수 있다.


도어대시의 경우에는 글로벌 배달 플랫폼 간 규모 경쟁 측면에서 해석이 나온다. 북미 1위 배달 플랫폼인 도어대시는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데, 배민을 확보할 경우 아시아 핵심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도어대시는 현재 국내 사업 기반이 없는 만큼, 인수 이후 단기간 내 서비스 구조 변화보다는 기존 운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효율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결국 핵심은 “플랫폼 수익화 방식 변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배달앱 시장이 이용자 확대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광고·구독·퀵커머스·멤버십 연계를 통한 수익성 경쟁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은 과거처럼럼 단순 주문 중개 플랫폼이 아니라 데이터·커머스·물류·멤버십이 결합된 생활 플랫폼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배민 인수 주체에 따라 국내 외식업 생태계와 플랫폼 시장 구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