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인 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정치 메시지 이유로 우대·배제 안 돼”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5.13 11:06  수정 2026.05.13 11:07

한국인 최초 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50년, 100년 뒤에도 기억될 작품에 상이 주어져야 한다”며 자신의 심사 기준을 밝혔다. 한국인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1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적이나 장르, 정치적 이념 같은 외부 요소가 아닌 작품 자체의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작품이 배제되거나 우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가 이뤄낸 예술적 성취”라고 말했다.


ⓒ뉴시스/AP

최근 세계 영화계가 전쟁과 국제 정세 등 민감한 이슈 속에서 영화인의 정치적 태도와 발언에 주목하는 분위기와 관련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장이었던 빔 벤더스 감독이 영화인들의 정치적 발언 자제를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작품이 국적, 장르, 정치적 이념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오로지 영화 자체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만으로 영화가 배제돼서도, 반대로 그 이유만으로 특별히 우대받아서도 안 된다. 창작자는 정치적 주제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가 이뤄낸 예술적 성취”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한국 영화인 최초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데 대한 소회도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계의 변방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길었다. 하지만 그때도 한국에는 훌륭한 감독과 배우들이 많았다”며 “시간이 흐르며 한국이 이제 세계 영화의 중심 중 하나로 자리하게 됐고, 이번 선임 역시 그런 변화 속에서 나온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충분한 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배 영화인들이 많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장이라는 상징성과 별개로 심사 과정에서는 국적이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감독은 “가능한 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는 12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한국 영화 가운데서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경쟁 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감독주간에 초청돼 관객들과 만난다


박 감독은 영화 활동 외에도 오는 7월 6일부터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첫 유럽 개인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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