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뱅, 신흥국 중심으로 K-디지털 금융 수출 추진 중
향후 새 수익원 창출 및 국가 브랜드 제고에도 기여할 전망
각국 규제·소비자 보호 기준의 면밀한 사전분석과 정책적 지원이 바람직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이른바 '인뱅 3사'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 행보에 나서고 있다.ⓒ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최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본격적인 해외 진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이른바 '인뱅 3사'는 국내에서 이미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인한 뒤, 태국·인도네시아 등 고성장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디지털 뱅킹 모델을 수출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개별 금융사의 사업 다각화를 넘어, 한국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K-금융 수출 본격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인뱅들은 출범 이후 비대면 계좌, 소액·중금리 신용대출, 생활금융 플랫폼 등을 앞세워 빠르게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로써 세 곳 모두 2024~2025년 사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동시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비율 상향 등으로 국내 대출 성장 여지는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자연히 인뱅 입장에서는 비이자이익 확대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했고, 관련 해법으로 '글로벌 진출'이 부상했다.
또 국내 인뱅들은 세계 디지털 은행 가운데서도 상위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 기관 대상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TAB 인사이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세계 100대 디지털 뱅크 순위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국내에서 쌓은 고객 경험, IT 인프라, 신용평가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국 시장에 '검증된 모델'을 수출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인뱅의 해외진출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첫째,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인뱅이 보유한 비대면 계좌 개설, 소액·중금리 대출, 간편결제·송금 등 사업모델은 지점망이 부족한 신흥국에서 경쟁력이 높다.
현지 금융포용 수요와 결합할 경우, 수수료·플랫폼 수익과 함께 대출 이자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금융 인프라 수출을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
국내 인뱅이 현지 은행과 합작법인 설립, 지분 투자, 플랫폼·시스템 수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할 경우, 단순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넘어 'K-디지털 금융 표준'을 확산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셋째, 국내 금융산업의 혁신이 기대된다.
해외시장은 규제·소비자 특성이 다양하고 경쟁 환경도 다르다.
인뱅의 글로벌화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경험은, 다시 국내 금융 서비스 고도화와 상품 혁신으로 환류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보면, 인뱅의 해외 진출은 국내 금융업 전체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는 '학습 효과'를 제공하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디지털은행의 글로벌 성공 사례는 이미 다수 관찰된다.
브라질의 누뱅크(Nubank)는 신용카드·소액대출을 중심으로 금융 소외계층을 흡수하며 중남미 최대 디지털은행으로 성장했고, 수익성 면에서도 주요 핀테크를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의 레볼루트(Revolut)와 몬조(Monzo)도 다국적 계좌(하나의 계좌로 다양한 통화 보유, 환전·결제하는 계좌), 간편 투자(모바일 중심의 소액 분산투자), 구독형 수수료 모델(금융 거래 한건당 수수료 지급 대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월 단위로 정기 이용하는 방식) 등을 통해 여러 국가에서 금융 소비자를 확보하며 '국경을 넘어 확장되는 디지털 은행'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 인뱅들의 성공사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모바일 중심의 사용자 경험을 통해 저비용 구조를 확보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특정 국가에 머무르지 않고 인접국을 확장 거점으로 삼아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 예금·대출 서비스를 넘어 결제, 자산관리, 보험, 생활 플랫폼 등으로 금융서비스 스펙트럼을 넓혀 '일상 속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국내 인뱅의 글로벌화가 자동적으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전략적·제도적 보완 과제가 선행돼야 한다. 우선, 진출 국가별 규제·감독 환경과 소비자 보호 기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디지털 은행 인허가 요건, 외국의 자본 규제, 금융 소비자 데이터 규제 등은 국가마다 크게 상이하며,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할 경우 사업모델의 수정과 기회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금융당국은 국내에서 축적된 인뱅 규제·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감독 당국과의 협력 채널을 확대하여 국내 인뱅의 해외 진출을 도와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내 인뱅의 글로벌 진출은 국내 시장 포화와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선택이 아닌 필연에 가까운 전략적 방향이 됐다.
동시에 국내 디지털 금융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도 된다.
해외 디지털 은행의 경험이 보여주듯, 모바일 기반 저비용 구조, 금융포용 지향적 사업모델, 플랫폼 확장 전략이 효과적으로 결합될 때 국내 인뱅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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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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