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양구군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은 인구 소멸과 관련해 단순 복지성 지원이 아닌 ‘인구 감소 지역에서 생활비·경영비 부담을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대표적인 지역이다. 특히 농업인 농자재 지원, 소상공인 시설 현대화, 청년 일자리·창업 지원은 지방 소멸 대응 모델로 평가받는 부분이다.
우선 농업인 농자재 지원은 단순 보조금 정책이 아니라 농가 경영비 절감 정책에 가깝다. 양구군은 비료·농약·영농자재 가격 급등 이후 농업인의 실질 부담이 커지자 군비를 투입해 농자재 구입비의 최대 80% 수준까지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했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최고 수준의 지원율이다.
단순 보조금 지급이 아니라 실제 영농에 필요한 자재를 직접 지원함으로써 지원금이 다른 용도로 새나가지 않게 관리했다는 점이 타 지자체에서 참고할 만하다.
농업 경영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춤에 따라 고령 농가와 중소 농가의 폐업 위기를 막는 효과가 발생했고, 특히 양구의 특산물인 시래기, 수박, 사과 농가의 생산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큰 성과로 꼽힌다.
이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금 지원보다 생산 유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실제 농촌 지자체 상당수가 농업수당 형태 지원은 하고 있지만, 양구처럼 농자재 비용 자체를 대규모로 보조하는 방식은 드물다. 농민 입장에서는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다.
양구 군청 전경. ⓒ 강원 양구군
소상공인 시설 현대화 정책도 단순 리모델링 지원 수준을 넘어선다. 양구군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읍내 상권 회복을 위해 점포 환경 개선과 저금리 융자 이자 지원을 병행했다. 고금리 시대에 상인들이 빚더미에 앉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한 셈이다.
여기에 노후 간판 교체, 내부 인테리어 개선, 냉난방·주방 시설 교체, 위생 환경 개선 등에 군비를 투입했고, 대출 이자의 일부를 군이 지원해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특히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지역은 프랜차이즈보다 개인 점포 비중이 높은데, 시설 경쟁력이 떨어지면 관광객 소비가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다. 양구군은 스포츠마케팅과 축제 관광객 유입 정책을 펼치면서 동시에 읍내 상권 시설 개선을 묶어 추진했다. 소상공인에게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이자를 지원하고 시설을 고쳐줌으로써 '장사할 맛 나는 환경'을 직접 조성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청년 일자리·창업 지원은 지방소멸 대응 전략 성격이 강한 정책이다. 양구군은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 채용 장려금보다 ‘정착형 창업’에 무게를 뒀다. 귀농·귀촌 창업지원센터 조성, 체류형 주택 운영, 청년 창업 지원사업 등을 추진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서울시·한국수자원공사와 연계한 ‘넥스트로컬’ 사업 참여가 눈에 띈다. 이 사업은 수도권 청년들이 양구 지역 자원을 활용해 실제 창업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인데, 단순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사업화 자금과 지역 연계를 함께 제공했다.
양구에서는 이를 통해 지역 농산물 가공식품 개발, 체험 관광, AI 헬스케어, 공유숙박 등 다양한 청년 사업 아이디어가 발굴됐다. 지방 도시들이 흔히 청년 공간 조성에만 머무는 것과 달리, 양구는 지역 자원을 활용해 실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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