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상비행체가 韓 나무호 타격”…외부 공격 인정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6.05.11 01:30  수정 2026.05.11 01:51

외교부, 화재 원인 조사 결과 발표...공격 주체에 대해선 ‘신중’

드론·미사일 여부는 미확인 “현장 수거 엔진 잔해 등 추가 분석”

주한이란대사 청사 방문 ‘주목’…“관련국에 조사 결과 설명”

두 차례 타격으로 파공이 발생한 HMM 나무호의 선미.ⓒ외교부

정부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나무호에서 발생한 폭발 및 화재가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 의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사건 발생 후 원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정부가 처음으로 외부 공격에 의한 것임을 인정했다.


다만 타격한 비행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공격의 주체에 대해서도 아직 예단할 수 없다며 추가 분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나무호 화재에 대한 정부 합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5월 4일 미상의 비행체가 HMM(나무호의) 선미를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폐쇄회로TV(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발사 주체, 정확한 기종 및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기준)경 미상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타격했고 타격으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과 연기가 발생하면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행체의 1차 타격으로 시작된 화재는 2차 타격으로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고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는 무관한 걸로 추정된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타격 부위 외판에는 폭 약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 크기의 파공이 발생했다. 선체 내부 프레임은 안쪽 방향으로 굴곡됐고 선체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돌출 및 굴곡됐다.


박 대변인은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1∼1.5m 높은 부분으로 폭발 압력으로 인한 파손 패턴과 반구형 관통 형상 부위 등을 고려할 때 기뢰 및 어뢰 피격 가능성은 낮은 걸로 보인다"고 '비행체 타격' 추정 근거를 설명했다.


다만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비행체로 타격한 공격의 주체가 어디인지도 아직까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박 대변인은 "현장에서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이 공격의 주체는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10일 밤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 HMM 나무호 호르무즈해협 피격 사건 관련해 초치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이번 공격이 어느 국가의 소행인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만약 이란의 소행임이 확인되면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외교부 청사에서 이뤄진 박 대변인의 브리핑 시작 직전,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청사에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된다.


박 대변인은 주한 이란대사의 청사 방문에 대해 "확인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관련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이란이 관련국에 해당되기 때문에 우리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 주한이란대사가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제치 대사는 이 날 나무호의 폭발·화재사고가 미상의 비행체 타격에 의한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조사 결과에 대해 별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을 만난 뒤 외교부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에 "우리는 단지 이 사고에 관한 일반적인 이슈 일부에 관해 이야기했다"고만 말했다. 선박 사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이란 정부의 입장이 여전히 유지되는지를 묻는 취지의 질문에는 "(이란) 외교부에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일어나면서 발생했다.


이후 나무호는 자력 운항이 불가능해졌고 이에 정부는 나무호를 두바이항으로 예인했다. 이와함께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해 폭발 및 화재 원인을 조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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