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로에 선 도서정가제…출판계 격차 줄일 ‘상생’ 방안 있을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5.12 01:18  수정 2026.05.12 01:18

'질서 유지' 인정하지만…

독자·출판사·플랫폼 등 서로 다른 이해 관계

책값 할인을 두고 경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도서정가제가 ‘양극화’를 키우고 있다. 10% 할인에, 마일리지 5%와 무료배송까지 가능한 인터넷 서점으로 독자들의 80.9%가 몰리면서, 도서정가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제도지만, 독자들의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선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출판 분과 제2차 회의ⓒ뉴시스(문화체육관광부)

도서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과 도서정가제 개편 여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출판 분과 회의를 열고 업계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출판 관련 예산이 55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가운데, 세액공제가 도입에 대해선 다수가 반기는 모양새다. 제작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면서 출판 시장의 ‘건강한’ 시도 역시 늘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도서정가제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도서정가제는 도서를 정가의 일정한 비율 이상의 금액으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도서정가제를 통해선 정가의 10% 할인과 5% 마일리지 등 정가 대비 총 할인율을 15%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2014년 개정 이후 유지되고 있는 내용이다.


도서정가제가 출판시장의 ‘질서 유지’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형 서점 및 출판사의 할인 공세를 제한하는 이 제도가 결국에는 중·소규모의 서점 및 출판사와의 상생을 돕는다는 것이다.


이에 출판계와 서점계에서는 할인, 정가를 아예 없애고 ‘정가’로만 책을 판매하는 ‘완전 도서정가제’의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서울의 한 서점ⓒ뉴시스

다만 “책값이 비싸다”고 호소하는 일부 독자들은 도서정가제가 책 구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할인’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할인 제도를 아예 지우는 것은 1만원 후반대로 형성된 책값에 대한 부담감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미 책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뜻하는 ‘북’(book)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북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나올 만큼 치솟는 책값에 대한 우려가 있다.


도서관 측은 완전 도서정가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도서관 예산 증액이 확보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연 ‘2026 도서정가제 개선 방안 공개 토론회’에서 박현경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은 완전 도서정가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도서관 예산 증액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구입 가능한 자료 종수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라는 문제점을 언급했다.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업계의 시선도 사뭇 다르다. 웹툰·웹소설 플랫폼의 독자들은 책을 권별로 구매하는 대신, 회차 결제 혹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이때 완전 도서정가제가 적용되면 자칫 시장의 성장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별도 조항을 마련하는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질은 출판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출판계는 10% 할인과 5% 마일리지에 무료배송까지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대형 서점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상황 속 해당 제도의 본 의도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다.


결국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좁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독자도, 도서관도, 디지털 콘텐츠도 모두 만족하는 제도를 위해선 공공도서관의 자료구입비 증가 등 ‘세부 조항’의 꼼꼼한 검토가 필수 과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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