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漸入佳境)…'변협 회장 선거전' 감상법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3.01.07 09:42  수정 2023.04.04 15:28

現 변협 집행부 출신(기호 1번 김영훈·기호 3번 박종흔) vs 非 집행부 출신(기호 2번 안병희) 구도

선거 막바지 과열양상, 네거티브 극심…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대응 놓고 첨예한 이견

'변협 선관위 선거 방해 의혹' 관련 법정 공방 오가기도

한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 1700명 쏟아져…이들을 어떻게 포용할 지도 관건

대한변호사협회 ⓒ연합뉴스

법원, 검찰과 함께 ‘법조 3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변호사들의 수장을 뽑는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가 오는 16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현 변협 집행부 출신 대 비집행부 출신의 구도로 무탈하게 진행되는 듯 했지만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뜨거운 네거티브전이 격화되며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기호 1번 김영훈(58·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 기호 2번 안병희(60·군법무관 7회) 변호사, 기호 3번 박종흔(56·연수원 31기) 변호사가 후보로 나섰다. 변협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국내 변호사 3만명을 대표하는 상징적 자리다. 또 주요 법조계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권한도 갖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후보 추천권을 갖는다.


특히 이번에 당선된 회장의 임기 중에 대법관 13명 가운데 8명의 임기가 끝난다. 새 대법관 8명을 비롯해 대법원장과 공수처장 임명 절차도 시작되는 만큼 이들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일선 변호사 징계권도 부여된다. 비위 행위를 한 변호사에 대한 비위 조사를 지시하고, 징계개시를 청구하고 징계를 집행할 수 있다. 법무부의 변호사 징계심사위원 추천권을 가져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차기 변협 회장 후보들이 처음 선거에 출마했을 때만 해도 현 변협 부회장인 김 후보와 현 변협 수석부회장인 박 후보 대 비집행부 출신인 안 후보의 신구대결로만 비쳤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로톡 대응에 관한 책임 공방 △선관위의 공보물 사전검열 논란 등 이슈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쟁점 가운데 하나가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이슈에 대한 대응이다. 비집행부 출신 안 후보는 "변호사의 로톡 이용을 원천 금지하면 안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안 후보는 "당선 후 100일 안에 해결하겠다"며 "공청회 등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광고 주체를 변호사로 한정하는 변호사법 개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현 변협 집행부 출신인 김 후보와 박 후보는 로톡의 확대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변협이 운영 중인 공공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운영 확대 등을 통해 사설 플랫폼을 법조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현재 사설 플랫폼은 '중개형 플랫폼'이라는 문제가 있다"며 "변호사법 개정으로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광고금지'를 명문화해 사설 플랫폼과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13일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상임이사회 ⓒ대한변호사협회 제공

또 다른 쟁점은 변협 선관위가 선거를 방해하고, 특정 후보를 밀어줬다는 의혹이다. 앞서 변협 선관위는 안 후보가 발송을 요청한 선거 인쇄물 일부 내용의 수정과 삭제를 요구했다. 안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변협 선관위는 12페이지 분량의 선거 인쇄물 가운데 변협 집행부를 비판하는 안 후보의 주장이 포함된 페이지를 삭제한 상태로 발송했다. 이에 안 후보는 "변협 선관위가 변협 부협회장 출신의 다른 두 후보를 돕기 위해 위법한 선거 개입을 했다"고 반발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변호사 및 변호사단체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라는 추상적 금지사항 위반 사유를 들어 선거인쇄물 내용을 삭제하도록 한 것은 선관위가 할 수 있는 심사의 한계를 벗어난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2차 선거인쇄물을 발송하는 지난달 23일에 기존에 삭제했던 안 후보의 선거 인쇄물 내용을 포함해 발송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와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적임도가 어느 후보에게 있는지도 관건이다. 과거 변협 회장 후보들은 '로스쿨 폐지'와 '사시 존치'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매년 1700명이 넘게 배출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많아진 만큼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줄 아는 후보가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편 변협 회장 선거 조기투표는 오는 13일 실시되며 본투표는 16일 진행된다. 선거운동 기한은 본투표 하루 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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