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최태원 '안정 속 미래 대비'…SK 부회장 3인방, 수펙스 나와 경영 집중(종합)


입력 2022.12.01 17:53 수정 2022.12.01 21:22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김준‧박정호‧장동현 부회장, 지주사‧사업지주사 이끌며 현장 지휘

일부 계열사 CEO, CFO에 젊은 경영진 배치해 세대교체 대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스파크랩 19기 데모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스파크랩 19기 데모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 경영진을 기존대로 유지하며 ‘위기 속 안정’을 인사 기조로 삼았다. 핵심 계열사들을 이끄는 부회장급 경영진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SK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나와 각 사업부문 경영에 집중한다.


이로 인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5개 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사장급들이 물려받았으나, 협의회 최고 수장은 조대식 의장이 계속해서 이끄는 식으로 전반적인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


1일 발표된 SK그룹 계열사들의 인사 면면을 살펴보면, 큰 틀에서 핵심 조직의 수장에는 변화를 주지 않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 CEO나 CFO에 젊은 경영진을 배치해 안정 속에서도 세대교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SK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조대식 의장이 계속해서 이끌게 됐다. 그는 2016년 말 첫 선임(2017년 인사) 이후 2021년 인사에서 3연임을 이어왔으며 이번 연임으로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의장직 4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는 그대로 유지하되 일부 역할의 변동과 함께 위원장 교체도 이뤄졌다.


조대식 의장이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전략위원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로 확대 개편되면서 역할이 한층 확대됐다. 관계사들의 글로벌 사업 수행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핵심 계열사들을 이끄는 부회장급 경영진들이 스펙스추구위원회에서 물러나고 상대적으로 젊은 사장급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환경사업위원회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물려받는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담당했던 ICT위원회는 유영상 SK켈레콤 사장이 새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서진우 SK 중국사업 담당 부회장이 이끌던 인재육성위원회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아울러 장동현 SK(주) 부회장도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을 이형희 사장에게 맡기고 지주사 경영에 집중한다. 이형희 사장이 맡았던 SV위원회 위원장은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넘겨받는다.


부회장 3인방, 수펙스추구협의회 나와 주력 사업 경영 집중


이로써 SK그룹의 3대 축을 이끄는 세 명의 부회장은 주력 사업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장동현 SK(주) 대표이사 부회장. ⓒSK(주) 장동현 SK(주) 대표이사 부회장. ⓒSK(주)

장동현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이자 신규사업 투자의 선봉 역할을 맡고 있는 SK(주)를 계속해서 이끌어간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성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재무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관리 기능을 맡기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성형 부사장은 재무관리 뿐만 아니라 사업 시너지 제고 등 종합적 관점에서 장 부회장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장동현 부회장과 이성형 부사장은 앞으로 첨단소재, 그린(Green), 바이오(Bio), 디지털(Digital) 등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역량을 집중해 투자전문회사로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합심하게 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6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에서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축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의지를 소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6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에서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축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의지를 소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그룹의 에너지‧화학‧배터리 사업을 이끄는 김준 부회장 역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나와 사업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정유‧화학 계열사인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은 단기적으로 업황 악화에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를 꾀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은 급성장하는 전기차‧배터리 시장 환경 속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투자 및 완성차 업체들과의 제휴 등 기민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다른 계열사들도 ‘그린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잡고 조직 재정비에 나선다. 이번 인사에서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및 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등 새로운 경영진도 합류해 김준 부회장의 지원군 역할을 하게 됐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3월 28일 서울 중구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SK스퀘어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3월 28일 서울 중구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SK스퀘어

박정호 부회장은 ICT계열 사업 지주회사인 SK스퀘어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의 사업협력 시너지를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SK스퀘어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와 글로벌 투자 영역에서 경험이 박성하 SK(주) C&C 대표이사가 신임 CEO로 취임하며 박 부회장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게 됐다.


박성하 사장은 과거 박정호 부회장과 함께 신세기통신 인수와 같은 굵직한 M&A 성과를 내는 등 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 업황 하락으로 위기감이 큰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이 기존 곽노정 사장과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구조를 택했다.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곽노정 사장은 고객사 다각화, 차세대 기술 개발 등 SK하이닉스의 중장기 플랜을 이끄는 핵심 인재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은 박정호 부회장이 적(籍)을 두되 유영상 사장이 단독 대표를 맡는 체제가 유지된다. 유 사장은 SK텔레콤 뿐 아니라 SK브로드밴드 대표도 겸직하며 유무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최신원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한동안 혼란을 겪었던 SK네트웍스도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COO)로의 경영권 승계 이전까지 과도기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체제를 만들었다.


이번 인사에서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이 새로운 총괄사장으로 선임되고 최성환 사업총괄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총괄사장과 최 사장은 지난 2년간 경영지원본부장이자 신사업추진본부장, 사업총괄로 회사의 투자 및 주요 의사 결정을 함께하며 호흡을 맞춰 온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긍정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SK그룹 인사는 기존 경영진에 큰 변화를 두지 않되, 사장급 CEO들이 일선 계열사들을 이끌고 지주사와 중간지주사, 혹은 공동대표 같은 방식으로 베테랑 경영진이 중요한 전략적 판단에서 리스크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이면서 세대교체까지 감안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