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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해외 작품은 통하는데 국내는?


입력 2022.04.24 16:02 수정 2022.04.24 15:0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오늘부터 합창단' 잇따라 개봉

‘사운드 오브 뮤직’ 등 고전을 비롯해 ‘맘마미아!’ ‘시카고’ ‘레미제라블’ ‘위대한 쇼맨’ ‘라라랜드’까지 수많은 히트작이 탄생하면서 뮤지컬 영화는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포맷으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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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8년 9월 3일 국내 개봉한 ‘맘마미아!’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457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그해 9월 개봉 및 추석시즌 최고 흥행 외화라는 타이틀을 2017년까지 무려 9년간 유지했다. ‘레미제라블’은 국내 개봉 역대 뮤지컬 영화 가운데 관람객수 2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총 59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인 이 작품의 흥행 성적은 3898만 달러로 영국, 일본에 이어 해외 흥행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개봉 초반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위대한 쇼맨’은 OST가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하면서 뒤늦게 주목을 받았고, 2020년 5월 재개봉을 통해 첫 개봉 당시 이루지 못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재개봉으로 3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누적 170만관객을 돌파했다. ‘라라랜드’는 2016년 개봉한 이후 무려 네 차례에 걸쳐 재개봉했고, 최종 누적관객수 373만명을 동원했다.


이처럼 해외 뮤지컬 영화가 흥행을 이끄는 반면 국내에서는 뮤지컬을 원작 삼아 극영화로 제작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는 사실상 전무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 영화계에서도 뮤지컬 영화라는 흥행 포맷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영화’라는 수식어를 달고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뮤지컬 ‘영웅’을 윤제균 감독이 영화화해 대중을 만난다. 뮤지컬 ‘영웅’은 초연 이후 한국뮤지컬대상, 더 뮤지컬 어워즈를 휩쓸고 브로드웨이까지 다녀온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사형 판결을 받고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1년을 좇은 이 영화는 뮤지컬 ‘영웅’의 간판스타 정성화를 그대로 캐스팅해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성화를 비롯해 배우 김고은, 나문희, 박진주 등이 라이브 녹음으로 넘버들을 소화했다.


팬데믹으로 2년이나 개봉을 미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도 올해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연 배우인 류승룡과 염정아는 영화를 위해 1년간 보컬과 안무 트레이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아이돌 그룹 워너원 출신 옹성우도 힘을 보탠다.


작품은 자신의 마지막 생일 선물로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 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 분)의 이야기다. 신중현의 ‘미인’부터 이문세의 ‘조조할인’ ‘할 수 없는 인생’, 토이의 ‘뜨거운 안녕’,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이적의 ‘다행이다’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인생을 관통하는 대중음악이 곳곳에 배치된다.


OTT를 통해 공개되는 뮤지컬 영화도 있다. 2AM 진운, AOA 출신 신혜정, 원더걸스 출신 유빈, 투애니원 출신 공민지, 엠블랙 출신 천둥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다수 포진된 ‘오늘부터 합창단’은 잃어버린 열정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스 영화다. 박찬율·양훈직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아 6월 개봉 예정이다.


뮤지컬 영화는 곧 흥행이라는 공식이 자리를 잡았음에도 국내가 뮤지컬 영화 불모지가 된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국내 관객들이 뮤지컬 문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영화 관계자는 “국내 관객들이 한국 영화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 영어로 노래하는 해외 뮤지컬 영화를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던 뮤지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장르간의 간극이 줄어든 것도 영화계의 뮤지컬 영화 제작과 연관이 있다. 무대에 서던 배우들이 카메라 앞에 서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이젠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뮤지컬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래와 춤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들이 필수적인데, 배우들의 활동 범위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 같은 시도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뮤지컬 영화가 무조건 성공한다고 단언할 순 없다. 한 관계자는 “뮤지컬 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OST다. 한 예로 ‘위대한 쇼맨’처럼 처음에는 흥행을 하지 못한 작품도 OST가 대박을 낸 뒤에 관객몰이를 하는 경우”라며 “그간 국내 음악 영화들은 대부분 기존의 명곡에 기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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