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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굴비 구워먹으며 이낙연 생각" 이재명의 '뼈 있는' 농담


입력 2021.11.30 00:05 수정 2021.11.29 23:33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李, 4박 5일 호남 매타버스 마지막 일정으로

이낙연 고향 전남 영광 찾았지만, 만남 불발

"미리 요청 안 드렸고, 선거는 후보가 치뤄" 섭섭함 표시도

굴비 발언, "머리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구지가' 연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을 찾아 영광 굴비를 구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을 찾아 영광 굴비를 구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영광 굴비 한 두릅을 샀는데 구워서 맛있게 먹으면서 (전남) 영광을 생각하고 영광군이 낳은 이낙연 전 대표님을 생각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박 5일 '호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 마지막 날인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을 찾았다. 전남은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 살벌하게 맞붙었던 이 전 대표의 고향이다.


이 후보는 이날 현장 즉석연설에서 "이 전 대표님, 건강하게 잘 계시죠"라고 외친 뒤 "영광이 낳은 대한민국의 정치 거물 이 전 대표님을 제가 잘 모시고 더 유능한 민주당으로, 더 새로운 정부로, 우리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사는 더 나아진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잘 모시겠다"고 했다. 이 후보가 호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전남 영광을 택할 정도로 내심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기대했지만, 결국 '깜짝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과 아쉬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이 이 후보의 옆을 지켰다.


일각에선 이 후보의 이날 '영광 굴비' 발언을 두고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는 가사의 고대 가요 '구지가(龜旨歌)'를 연상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종로의 한 찻집에서 '원팀 회동'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이 전 대표를 향해 "모습을 나타내라"고 던지는 메시지로도 보인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영광터미널시장 방문 전 5·18 관계자들과 오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전 대표와의 깜짝 만남 가능성과 호남 현장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국 순회의 통상적 일정 중 일부였기 때문에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미리 요청을 드리지는 않았다"며 "제가 출발하면서 '광주·전남으로 갑니다'라고 말씀드렸고, 이 전 대표는 '사전에 이미 확정된 일정이 있어서 아쉽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는 또 "선거는 후보와 선대위가 치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선거를 도와주면 좋겠지만, 도움 요청에 목을 매면서까지 이 전 대표에게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가 광주·전남 지역을 순회하는 동안 충청과 경남 일정을 소화했다.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아직까지 이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지 않고 있다.


이재명계의 한 의원은 "저쪽 당(국민의힘)의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이면, 이 전 대표도 압박감을 느끼고 좀 움직일 텐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 이 전 대표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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