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매출 82조2523억, 영업이익 5조4794억원
기아, 전기차 앞세워 최대 매출·점유율… 영업익 감소폭 최소화
현대차, 부품사 화재·관세 겹쳐 영업익 20% 넘게 급감
하반기엔 신차 쏟아내며 반등 자신… "3분기부터 개선"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데일리안 DB
현대차와 기아가 올 2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갈아치우며 합산 매출 '82조원' 시대를 열었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관세,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3중고 속에서도 하이브리드·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간 결과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뚜렷한 희비가 엇갈렸다. 전기차 풀라인업을 앞세운 기아는 영업이익 감소폭을 한 자릿수로 방어한 반면, 현대차는 부품사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과 관세 부담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20% 넘게 꺾였다.
기아는 24일 올 2분기 매출액 33조370억원, 영업이익 2조6285억원, 당기순이익 2조32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 역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기아보다도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49조2153억원, 영업이익은 20.8% 하락한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올 2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82조2523억원으로 역대 분기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합산 영업이익은 5조4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줄었다. 이에 따라 평균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8.2%에서 6.7%로 1.5%p 가량 낮아졌다.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양사 합산 184만35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줄었다. 기아가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판매를 늘린 반면, 현대차는 생산 차질과 국내외 수요 둔화로 판매가 줄면서 전체 합산 물량은 소폭 뒷걸음질쳤다.
중동사태·관세·수요둔화…나란히 '최대 매출' 증명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올 2분기는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미국 자동차 관세,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동시에 몰아치며 현대차·기아를 크게 압박했다. 실제 2분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는 중동 정세 불안과 중국의 구매 심리 위축 등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고, 미국 자동차 관세 역시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담해야했다.
이런 환경에서도 두 회사가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이브리드·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이 주효했다.
기아의 2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7만8000대로 전년 대비 61.0% 급증했고,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량도 18만7661대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기아는 두 자릿수로 늘었고, 현대차는 18.9%까지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에도 지정학적 이슈와 관세, 인플레이션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졌다"며 "부품사 생산 차질과 중동 판매 감소로 도매 판매가 줄었지만 견조한 북미 판매와 역대 최대 하이브리드 판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 역시 "상반기 부품사 화재와 중동 전쟁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역별 제품 구성을 최적화해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며 "아중동을 제외한 전 세계 권역에서 판매가 골고루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에서도 최대 매출로 기초 체력을 증명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산업 환경에 따라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였던 것과 달리 기아의 영업이익은 4.9%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현대차는 20.8%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기아가 8.0%로 현대차의 5.8%를 2.2%p 앞섰다. 현대차 매출이 기아보다 16조원 이상 많았지만 영업이익 차이는 2224억원에 불과했다.
기아의 수익성 하락은 상당 부분 '선택'에 가까웠다. 국내와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고 인센티브를 늘린 영향이 약 7000억원에 달했고, 전기차 판매 비중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도 제품 구성 측면에서는 부담이었다.
김 전무는 "유럽에서 중국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가격 조정과 인센티브 지원을 실시한 것이 맞다"며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익성을 일부 양보하더라도 대중형 전기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은 11만대로 88.4% 급증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3.7%에서 4.0%로 올라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수익성 일부를 양보한 대신 판매와 점유율을 극대화한 셈이다.
반면 현대차의 수익성 하락은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의 영향이 컸다.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기아도 공급 중단으로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현대차의 경우 고부가가치 차종이 다수 포함되며 타격이 더욱 컸다.
이에 따른 믹스 악화가 약 2000억원, 순 인센티브 증가 영향이 약 4000억원,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은 약 4000억원에 달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공장에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급이 중단됐다"며 "이로 인해 볼륨 차종과 제네시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고, 생산 차질 차종 대부분이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영업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는 다르다… 신차 공급 늘려 회복 '자신감'
기아 PV5 ⓒ기
2분기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갈렸지만 양사 모두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자신했다. 부품 공급 정상화와 생산 확대, 신차 출시가 맞물리면서 판매량과 수익성이 함께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신차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에서는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으로 신형 아반떼 등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주요 신차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부품사 화재로 미뤄졌던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아이오닉3와 신형 투싼을 출시한다. 특히 중국 업체에 맞설 B세그먼트 전기차 아이오닉3를 유럽에서 2만대 이상 판매하고 상반기 생산 차질 물량도 국내와 인도 등 다른 공장에서 만회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믹스 효과가 2분기에 약 4000억원에 달했다"며 "하반기에는 생산 차질까지 만회되면서 제품 믹스 효과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상반기에 확보한 전기차 성장 동력을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미국에서는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추가 생산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량도 늘린다.
유럽에서는 EV2와 EV4의 현지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EV5와 PV5 판매를 확대한다.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미국에서 10% 이상, 유럽에서 20% 이상의 판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두 회사 모두 연초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아는 연간 도매 판매 335만대, 영업이익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8.3%를,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6.3~7.3%를 각각 목표로 제시했다.
김 전무는 “메타플랜트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생산지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를 더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하반기에는 전 권역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연초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도 “부품 공급 문제는 현재 정상화됐으며 하반기 생산 확대를 통해 상반기 차질 물량을 만회할 것”이라며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유지한다는 것은 3분기와 4분기 수익성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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