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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드 리플레이㉒] ‘너를 기억해’ 진지함, 유쾌함 다 잡은 스릴러


입력 2021.11.25 09:57 수정 2021.11.25 09:5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2015년 서인국·장나라 주연 작품

최원영·박보검 ‘너를 기억해’ 통해 연기 변신

<편집자 주> 유튜브부터 각종 OTT 서비스까지, 원한다면 언제든 손쉽게 드라마 재시청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또는 경쟁작이 너무 치열해서. 당시에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망드’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지금 다시 보면 더 좋을 숨은 명작들을 찾아드립니다.

ⓒ KBS ⓒ KBS

지난 2015년 KBS에서 방송된 드라마 ‘너를 기억해’는 위험해서 더 매력적인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 분)과 그를 관찰해오던 경찰대 출신 수사관 차지안(장나라 분)이 함께 수사하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다. 의문의 사건들이 해결되는 과정을 진지하게 담으면서도 유쾌함을 놓치지 않은, 로맨스 스릴러의 정석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 스릴러와 로맨스, ‘너를 기억해’가 잡은 두 마리 토끼

‘너를 기억해’는 아버지로부터 잠재적 살인범이라는 판정을 받은 프로파일러 이현(서인국 분)과 20년 동안 그를 관찰해 온 수사관 차지안(장나라 분)이 수사현장에서 만나 함께 수사하며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두 사람이 남다른 관찰력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스릴러물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정황 파악부터 추리까지, 막힘없이 해내는 그들의 모습에선 한 편의 탄탄한 스릴러물을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연쇄살인마 이준영(최원영 분)의 정체가 드러나는 과정과 이후 벌어진 치열한 대결, 그와 함께 살고 있는 조카 이선호(박보검 분)가 알고 보니 이현의 동생이었다는 사실까지, 다양한 갈등이 극에 녹아 있어 풍성한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 과정에서 싹트는 로맨스는 따듯했다. 자신이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고립시켜왔던 이현이 지안을 만나고, 그와 함께 수사하며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 깊어지는 감정과 함께 성장하는 이현을 지켜보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다만 ‘너를 기억해’는 경쟁작들이 너무 강해 5% 내외의 낮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화정’과 SBS ‘상류사회’의 고정 시청층 탄탄했고, 이에 초반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각 캐릭터의 감정이 섬세하게 담긴 만큼, 이현과 지안의 사랑을 응원하고 이현과 이민이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길 원하는 마니아들의 탄탄한 지지가 있었다.

ⓒKBS ⓒKBS

◆ 얽히고설킨 관계·사연, ‘범인 찾기’ 과정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반전들

‘너를 기억해’는 범인을 검거하면 끝이 나는 여느 스릴러와는 달랐다. 이현과 이준영, 이선호 사이에 과거부터 쌓인 복잡한 사연들이 존재했던 것. 그리고 배우들은 디테일한 감정 연기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서인국은 차지안과 감정을 키워갈 때에는 애틋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살인마 이준영을 긴 시간 쌓인 감정을 서늘하게 드러내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 이민을 의심해야만 하는 안타까움까지 절절하게 표현을 하며, 자칫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다.


그와 대립하는 최원영, 박보검의 섬세한 연기도 이 대결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었다. 최원영은 초반까지만 해도, 다정하고 배려심 넘치는 선인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했었다. 하지만 살인마 이준영이라는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부터는 달라졌다. 의뭉스러운 태도를 보이다가 문득 드러내는 서늘한 눈빛으로 달라진 분위기를 단번에 납득시키는 저력을 보여줬었다. 박보검 또한 섬뜩한 살인자의 모습과 냉철한 변호사의 모습, 또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형을 원망하는 아이 같은 모습을 오가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프로파일러, 수사관과 살인마의 대결이라는 소재에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덧입혀져 한층 새로운 수사물이 탄생할 수 있었다. 드라마 ‘마우스’와 ‘괴물’ 등 사이코 패스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둘러싼 반전이 담긴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었었다. 기존 스릴러물과는 다른 새로운 반전을 접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너를 기억해’가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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