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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연상 유부녀, 20대男 가스라이팅해 1억 2천 뜯어냈다


입력 2021.06.13 11:07 수정 2021.06.13 12:00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싱가포르에서 한 20대 남성이 가족을 속이고 5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1억2700만원)를 받아내 19살 연상의 유부녀에게 갖다 바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남성은 이 유부녀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CNA ⓒCNA

싱가포르 현지 매체 CNA에 따르면, 배달 일을 하는 20대 남성 라이는 지난 2016년 7월 소포를 배달하러 갔다가 40대 여성 A를 알게 됐다.


당시 가방 판매업자였던 A는 라이와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A는 수시로 라이의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다. 두 사람은 SNS을 통해 채팅을 시작했고,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A는 자녀 둘을 가진 유부녀였다. 라이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관계를 정리하지 않았다.


특히 라이는 라이는 가족들의 반대를 우려해 여자친구가 명문대 재학 중이인 '레이첼'이라고 속였다. A는 '레이첼'이라는 가명으로 라이의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러면서 A의 검은 속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A는 지난 2017년 3월 라이에게 대학 등록금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아버지로부터 5778달러를 받아내라"고 시켰다. 라이는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 A가 건넸다.


같은 해 5월에도 A는 라이에게 8000천 달러 정도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차를 사야 하니 엄마에게 돈을 빌리라"고 시켰다. 엄마에게 돈을 받은 라이는 이번에도 역시 A에게 전했다.


그 다음 A의 상대는 라이의 여동생이었다. 라이는 "이자 30%를 주는 은행 상품이 있으니, 여기에 투자하라"라는 A의 지시를 받고 동생에게 1000달러를 받아냈다.


그 해 10월 A는 "해외 은행에서 21%의 높은 이율을 준다"고 속이며 라이에게 또다시 아버지에게 돈을 받아내라고 시켰다.


이렇게 A가 라이를 시켜서 라이의 가족으로부터 착취한 돈은 총 15만 454 싱가포르달러(한화 1억2700만원)에 달했다.


검찰은 "라이가 범행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신의를 저버렸다"면서 최소 징역 22개월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이의 변호사 웡씨는 "라이는 A의 영향력과 음모에 지배를 받으며 그녀를 믿고, 지시하는 대로 따랐을 뿐"이라면서 "라이는 연상의 유부녀에게 '조종'당한 단순한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라이는 A가 가족들의 돈을 가져가 그녀의 사업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돌려받을 줄 믿은 '이타적인 동기'였다"고 말했다.


라이의 부모는 "아들을 용서한다"면서 선처를 요구했다. 라이의 선고 공판은 6월말 열리며, A도 다음 달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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