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르포] "이재명이 뭘 잘했나" "국민의힘은 뭐하노"…한숨만 들린 대구

데일리안 대구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9.26 08:00  수정 2026.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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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부정평가 66%' TK민심 '악화 일로'

물가·주식·인사·안보 부문서 불만 터져나와

'민주당·국민의힘' 향한 시선도 곱지 않은 편

대안으로 '오세훈·한동훈' 거론하는 목소리도

대구 중구에 위치한 대구역 근처 전경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60% 넘게 나오는 대구·경북의 민심은 실제로도 심각했다. 대구·경북 시민들은 물가 문제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뿐 아니라, 인사·안보·사법 등 정치 이슈까지 이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정부·여당의 실정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KBS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1~22일 무선전화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를 조사한 결과, 대구·경북에서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24%에 그쳤다. 전국 긍정 평가 응답률인 42%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부정 평가'한 응답은 66%로 전국의 부정 평가인 51%를 상회했다.


실제로 들어본 이 대통령을 향한 대구·경북 민심은 여론조사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였다. 부동산과 주가, 물가에 대한 불만은 물론이고, 호남에 집중된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비판도 있었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거주하는 고모(남성·30대)씨는 "대구에서도 레버리지 ETF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주식 때문에 대통령 싫어한다는 말이 많다"며 "이재명이 잘한 게 뭐 있냐는 얘기가 많다. 심지어 이 대통령 얘기를 잘못 꺼냈다가 길거리에서 시비가 걸릴 수도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 내당동 주민인 권모(남성·30대)씨도 "대구는 서울이랑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계속 떨어져서 집을 산 사람들이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여기(대구)서 대출 내서 집 산 사람들은 계속 높은 이자를 내는데도 집값이 떨어져서 불안한데 대통령이 계속 서울 부동산만 얘기하는 걸 보면 특정 지역만을 위한 대통령인 건가 싶다"고 토로했다.


대구 북구 복현동에 사는 우모(남성·30대)씨는 "대구 경기가 최악인데 반도체는 전부 전라도로 간다하면서도 제대로 된 설명조차 안 해주니 상실감이 크다"며 "공공기관 이전도 안 되고, 서울대 만들기도 안 된다고 하니 대구 사는 사람으로는 '대놓고 지역 차별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 수성구 수성2가동에 거주하는 조모(여성·60대)씨는 "마트나 슈퍼에 가서 몇 개 집으면 2만원은 쉽게 나온다. 물가가 미친 수준"이라며 "민주당도 못 믿겠는 게 요새 대구에서 제사 지내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추석 물가만 점검하나. 진짜 경제를 아는 건지 아니면 안다고 쇼만 하는 건지 믿음이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실패했다고 평가 받는 2차 개각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은 물론 최근 벌어진 지뢰 추정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조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끊임없이 각을 세우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 또는 재판 취소'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역시 대구·경북 시민들을 자극하는 요소였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아이엠(iM)뱅크(옛 대구은행) 본점 근처 전경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거주하는 이모(남성·30대)씨는 "용혜인(의원)이라는 사람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동갑이란 얘기를 듣고 놀랐다"며 "이후 나오는 뉴스를 보면서 '저 사람은 대체 어떤 삶을 살았나'하는 생각과 계속 '낙하산이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친한 사람만 챙겨주는데 우리가 대통령을 어떻게 믿나"라고 꼬집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사는 조모(여성·60대)씨는 "지뢰 추정 폭발 사태가 터지고 나서 왜관에 있는 미군부대에서 헬기가 계속 뜨는데 동네 주민으로 불안하다"며 "지뢰뿐 아니라 미그기도 뜨고 하는데 정부가 추석 이후에 조사를 한다는 거 보고 '그럼 전쟁이 나도 추석 이후로 미룰건가'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이 정부의 안보 불안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대구 동구 각산동 주민인 김모(남성·80대)씨는 "안 보고, 안 듣고 싶어도 대법원 얘기가 계속 들리는데, 이 대통령이 대체 왜 대법원까지 흔드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며 "사람들 사이에서 '이 대통령의 목적은 감옥 안 가는 것'이라는 말이 도는데 진짜 그 이유 때문에 저러는(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 아닌가 싶어 믿음이 안 간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지만, 대구 시민들의 시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향하지는 않았다. 두 거대 정당에 대한 불신 역시 엄청난 수준으로 쌓이면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무소속인 한동훈 의원이나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대구 수성구 수성2가동에 거주하는 김모(남성·60대)씨는 "민주당도 못 믿겠는데 국민의힘도 못 믿겠다"며 "오세훈 시장이 이미지도 좋고 잘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 재판만 잘 피하면 대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김승원 법무 장관 후보자를 때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동훈의 팬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 칠성동 주민인 구모(남성·40대)씨는 "민주당은 관심 밖이고 국민의힘은 자꾸 뭘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중도보수 측면에서보면 한동훈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있나. 공격력도 그렇고 안보관도 그렇고 더 훌륭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14~17일 휴대폰 웹조사(87.4%)와 웹조사(12.6%)를 병행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찬반 조사 결과 대구·경북 주민 43.3%가 '복당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복당에 반대'한다는 응답인 24.4%와는 19%p 차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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