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까지 낙마…청와대 '인사검증 책임론' 불가피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9.19 19:00  수정 2026.09.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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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출범 후 '다섯 번째 낙마'

靑 "국정 부담 줄이려는 판단 이해"

사전 소통 여부엔 "확인해봐야"

김지용 거취도 여전히 과제 남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인사청문회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청와대가 인사검증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정부 들어 다섯 번째 낙마이자 지난 13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인 직후 나온 결정이라 급한 불은 껐지만,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문제도 정리되지 않아 인사 논란이 국정 동력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18일)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지명된 지 20일 만이다.


인사 실패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 후보자 사퇴로 이번 개각 대상 6명 가운데 두 명이 물러났다. 정부 출범 이후로 넓히면 이진숙 교육부·강선우 여성가족부·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다섯 번째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인사수석을 신설하며 검증 체계를 보완했으나 논란은 반복되고 있다. 이 대통령도 전날 회견에서 "인사시스템을 지금 재점검해보려고 한다"면서도 "앞으로 완벽하게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지는 못한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야당은 인사라인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김 후보자 사퇴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서 "이 정도면 청와대 인사 라인부터 쫓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통해 인사검증 라인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인사라인을 전면 개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퇴 배경을 둘러싼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들이 작성한 탄원서가 지난 17일 홍익표 정무수석 등 청와대 측에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탄원서에는 △과거 성추행 의혹과 무마 과정 △추가 음주운전 의혹 △보좌진에 대한 상습 욕설·폭언 의혹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인사와 관련한 사안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전 후보자도 사퇴 회견 직후 새로운 문제 제기 때문에 물러난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른 의혹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대통령님께 누가 되는 것이 제일 가슴 아팠다"고만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 사퇴 직후 낸 입장문에서 "청와대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정의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필요한 후속 절차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이정민의 정치인싸'에 출연해서도 전날 회견 내용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어제 대통령께서 '인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했고, 나름 최선의 인선을 했지만 국민 검증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많은 사안과 지적, 역량,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사퇴에 앞서 이 대통령과 소통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만 답했다.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셈이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주도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까지 채택된 상황에서 재가를 미룬 것이다. 여권 강경 지지층 일부가 김 후보자를 엄호해온 터라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았다.


사퇴 직전까지 청와대 내부에서도 결론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임명이 되는지 안 되는지 대통령께서 결재하고 사인하는 것들은 저희가 알기는 쉽지 않다. 파악이 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청와대는 직접 결단하는 부담을 지지 않고 상황을 정리하게 됐다. 이 대통령이 회견에서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했다"며 자세를 낮춘 직후라 메시지와 결과가 엇박자 없이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임과 공소취소를 둘러싼 논란도 우선 가라앉을 여지가 생겼다. 이 대통령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고, 특검법에서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 관련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국회에 공개 요청했다. 그럼에도 법무부 장관을 통한 공소취소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야권에서 나왔는데, 김 후보자 사퇴로 이 고리도 끊겼다는 해석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라디오에서 연임 문제에 대해 "그런 의사도, 의지도, 계획도 전혀 없다고 명쾌하게 말씀하셨다"며 "앞으로 이런 얘기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문제도 여전하다.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들어간 뒤로도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다. 강 수석대변인은 라디오에서 "많은 분이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 말씀들을 흘리지 않고 추가 검증을 하고 있다.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는 아직 어렵다"고 했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출범은 다음달 2일로 예정됐다. 법무부 장관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 수장까지 공백이 이어지면 형사사법체계 개편 과정에 혼선이 불가피하다. 지명 철회로 결론이 날 경우 인사검증 책임론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11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3.8%까지 떨어져 9주 연속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취임 후 처음 60%를 넘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는 회견과 김 후보자 사퇴가 흐름을 바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도 당장의 평가에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율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지지율이야 나중에 봐달라. 당장 이야기할 거리는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임기가 3년 넘게 남은 만큼 당장의 수치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기류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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