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마감 신청 0건…접수기간 석달 연장
높은비용·낮은 범용성…결정 부담 요인
신청 없으면 110억원 사업예산 불용 가능성
국내 최초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서는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달 22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정박해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날 부산신항을 출항해 북동항로를 거쳐 유럽을 왕복한 뒤 45일 후 부산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정부가 북극항로 운항에 필요한 친환경 쇄빙·내빙선 신조에 최대 110억원을 지원하고 나섰지만, 최초 모집에서 신청 선사가 한 곳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대 확보가 정기항로 구축의 선결과제로 꼽히는 만큼 사업 초기부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026년 친환경 쇄빙·내빙선 신조 지원사업’의 당초 신청기간은 3월 5일부터 6월 26일까지였다.
그러나 최초 마감일까지 사업을 신청한 선사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해수부와 해진공은 신청기간을 석 달 연장하고 오는 30일까지로 선사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해진공 관계자는 “당초 마감일까지 지원을 신청한 선사가 한 곳도 없어 신청기간을 연장했다”며 “내빙선 신조 의사가 있는 선사들에게 지원제도를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9일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북극항로 개척과 시범운항 등에 참여할 국적선사의 친환경 쇄빙·내빙선 건조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예산은 110억원으로 지원 대상 선박은 1척이다.
북극항로 정기운항을 위해서는 극지 해역을 안정적으로 오갈 수 있는 국적 선대 확보가 필수다.
정부가 항로 개척과 시범운항에 속도를 내더라도 실제 화물을 운송할 쇄빙·내빙선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정기항로 구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에 따라 북극항로 상업화를 뒷받침할 민간 선사의 신조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선사들이 선뜻 신조에 나서기 어려운 배경에는 높은 건조비와 낮은 범용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극지 운항을 위해 선체를 강화한 내빙선은 일반 선박보다 건조비가 더 들어가지만 활용할 수 있는 항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해진공 관계자는 “내빙선은 일반 선박보다 범용성이 높지 않고 건조비도 더 많이 든다”며 “선사들이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신조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실제 조선소와 선박 건조를 논의할 정도로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는 선사는 1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 당시 추가로 관심을 나타낸 선사도 있었지만, 실제 신청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마감까지 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편성된 사업 예산은 불용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북극항로 정기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선대 규모와 연도별 확보 목표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해수부는 정기운항에 필요한 선박 수와 선단 규모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진공 관계자는 “30일까지 신청이 없으면 올해 예산은 불용될 수 있다”며 “내년에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올해 예산을 소진하지 못하면 향후 예산 확보와 지원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올해 안에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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