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룹, 트빌리시에 70층 타워 브랜드 계약
친러 성향 조지아와 미국관계 냉각 속 사업 추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둔베그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이 친러 성향 국가 조지아에 트럼프 타워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지아 개발업체들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과 수도 트빌리시에 건설할 예정인 70층 규모 타워에 트럼프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조지아 개발업체들은 이번 주 ‘트럼프 타워 트빌리시’의 분양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 부지는 조지아 집권당 ‘조지아의 꿈’을 창당한 억만장자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의 가족재단이 매각한 땅이다.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는 2024년 12월 미국의 제재대상에 올랐다. 러시아에서 큰 재산을 모은 그는 2012~2013년 조지아 총리를 지냈고 ‘조지아의 꿈’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WSJ은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가 조지아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WSJ은 조지아 개발업체들이 2023년 이 재단과 토지매입 계약을 맺으며 추후 최대 8500만 달러(약 114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그룹은 해외 개발업체에 상표 사용권을 주고 초기 사용료와 매출의 일부를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한다. WSJ에 따르면 계약에서 초기 사용료는 통상 500만 달러 수준이다.
개발업체는 정해진 설계·서비스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트럼프 일가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홍보를 돕기도 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 개인을 제재하면서도 그가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 중 별도 제재명단에 오르지 않은 곳과는 일부 거래를 허용하는 예외를 뒀다.
조지아는 한때 옛소련 국가 가운데 미국의 가까운 파트너로 꼽혔다. 2005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대통령은 트빌리시를 방문해 조지아를 ‘자유의 등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집권한 ‘조지아의 꿈’ 정부가 이후 점차 친러 성향을 강화하고 반대세력을 압박하는 법안을 잇달아 통과시키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급랭했다. 조지아는 유럽연합(EU) 가입 계획도 보류한 상태다.
트럼프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자 해외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사실상 신규사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그의 두 번째 임기에는 이 같은 자발적 제한이 해제되면서 해외 사업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해외 부동산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5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신고했다. 역대 신고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 들어설 70층 규모의 트럼프 타워 가상 이미지. ⓒ 연합뉴스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사업수입이 대통령의 대외정책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잠재적 이해충돌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 그룹에 비용을 지불하는 일부 개발사는 미국 정부와 관련된 다른 사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아들들이 대신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오직 미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으며, 그의 사업과 관련한 이해충돌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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