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D-30] 검사 빠진 합수본…'협력·조언'만으로는 수사 공백 역부족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9.02 16:54  수정 2026.09.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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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검사, 합수본 수사 협력·특사경엔 지도·조언만 가능

수사권 없는 검사 적극 관여 땐 '우회 수사지휘' 위법 논란 가능성

법조계 "강제력 없는 의견 교환 실효성?…합수본 기능 약화 우려"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모습. ⓒ연합뉴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앤 뒤 여러 수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형·복합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 주도로 운영돼 온 합동수사본부(합수본)에서 앞으로 검사는 직접 수사에 참여할 수 없게 돼 기관 간 협업과 수사 조율 기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맞춰 수사준칙 개정안과 특별사법경찰관 협력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됨에 따라 수사기관과 공소청 사이의 협력 방식을 새로 정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은 공소청과 수사기관이 협의해 합동 대응이 필요한 사건을 지정하고, 공소청이 전담 부서나 전담 검사를 두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검사의 역할은 수사를 제외한 영장 검토·청구와 법률적 의견 제시 등에 한정된다. 검사가 수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경우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사실상 수사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기존 합수본의 기능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합수본은 그동안 검찰과 경찰, 관계기관의 인력과 전문성을 결합해 증권·마약·보이스피싱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이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형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검사가 직접 수사에 참여하며 법률적 판단과 수사 방향을 함께 조율해 온 구조와 달리 앞으로는 수사기관이 수사를 진행하고 공소청 검사는 제한된 범위에서 협력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여러 기관의 수사 대상과 관할이 겹치는 사건에서는 누가 전체 수사의 방향을 조정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경찰과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각 부처 특별사법경찰관까지 수사기관이 다원화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협력만으로 기관 간 역할 충돌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통제 방식도 논란거리다. 새 협력규정은 검사가 특사경에 대해 기존과 같은 수사지휘를 하는 대신 지도·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사경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보완수사나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도·조언의 실질적인 강제력과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뉴시스

특사경의 법리 판단 오류나 부실·위법 수사가 발생했을 때 검사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검사의 관여가 지나치게 제한되면 실효성 있는 통제가 어렵고 반대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경우에는 우회적인 수사지휘라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의 수사권을 없앤 뒤 새로운 협업·견제 체계를 충분히 설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취지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특정 기관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는 것과 수사기관 간 협업·통제 기능까지 약화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여러 기관의 전문성과 수사 역량을 결합해야 하는 대형·복합 사건에서 역할과 책임의 경계가 불명확할 경우 수사 지연이나 책임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새 형사사법체계가 출범한 뒤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함께 관여하는 대형·복합 사건에서 기관 간 역할을 어떻게 조율할지, 수사 과정에서 법리 판단이나 수사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생겼을 때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진 이후 마련된 새로운 협력 체계가 실제 수사 현장에서 어느 정도 실효성을 보일지도 향후 지켜볼 부분이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수사권이 없는 검사의 협력과 조언은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로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우회적 수사지휘라는 위법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기존 합수본 기능이 유지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를 지도·조언으로 대체할 경우에도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따르지 않아도 이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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