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 넓히려다 내홍 넓혔다…김민석 '메시지 리더십' 시험대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8.29 08:00  수정 2026.08.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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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7번 소환하고 "실명 논쟁 계속"

하루 만에 "당은 하나"…최고위 봉합 진땀

김한규 "민생 내놓으려다 관심만 빼앗겨"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8일 인천시 영종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도·보수층까지 아우르는 외연 확장을 내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작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경쟁자와의 공개 충돌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의 공개 발언이 민생 메시지를 가리고 내부 분열을 부각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대표는 28일 자신의 엑스에 "앞으로도 백주대낮에 투명하게 논쟁할 것"이라며 "회의도 생중계하는데 왜 실명 공개 논쟁을 안 하겠느냐"고 밝혔다. "내용 없는 당정 러브샷, 당내 러브샷의 결과는 윤석열 세력의 패망"이라고도 했다. 전날 워크숍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거듭 거론한 데 대한 비판이 나오자 공개적인 노선 논쟁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이날 인천 인스파이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단합에 방점이 찍혔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이뤄진 성과를 바탕으로 당의 단합과 외연 확장을 이뤄가겠다"며 "지도부 모두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미화 최고위원도 김 대표의 민생·실용·확장 노선에 "적극 공감한다"고 힘을 실었다.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중도 확장에 동의하면서도 지지층 통합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중도 확장에 동의한다"면서 "민주당 정신을 단단히 하고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민주개혁진영과 역대 민주당 대통령 지지층을 하나로 묶는 기틀 위에서 "유연한 외연 확대가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했다.


양측 모두 외연 확대에는 동의하지만,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 가운데 무엇을 먼저 할지를 놓고 온도차를 드러낸 셈이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는 이번 갈등에 관한 추가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도부가 확전을 자제하며 공개적인 봉합에 나선 모습이다.


충돌은 전날인 27일 김 대표가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정 전 대표의 이름을 일곱 차례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를 민생·실용·확장 노선의 선택으로 규정하고 '중도는 없다'는 정 전 대표의 입장과는 절충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이를 "마이크 독재"라며 반발했고, 문정복 전 최고위원도 전체 의원 앞에서 낙선자의 실명을 거론한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표는 이후 "불편을 드렸다면 이해를 구한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당내에서는 노선 토론과 별개로 표현 방식과 시점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우려가 나왔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대표의 표현 방식에 "아쉬움이 있다"며 "대통령 지지도나 당 지지율이 안심할 상황이 아닌데 이런 문제는 수면 아래에서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생을 챙기려던 메시지가 이번 일로 묻혔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공개적인 봉합과 별개로 전당대회에서 정 전 대표를 지지한 45.92%를 끌어안는 일은 과제로 남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에 "정 전 대표를 찍은 45.92%는 엄청난 숫자"라며 "봉합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너무 오래 걸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논리보다 감성의 문제"라며 "서로 미안한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 대표가 먼저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노선은 선언한다고 곧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통해 표현된다"며 "단일지도체제인 만큼 당은 김 대표가 제시한 방향으로 움직이겠지만 힘을 받으려면 당내 소통과 숙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외연 확장에 앞서 발언 수위와 당내 갈등을 관리하는 '메시지 리더십'이 김 대표의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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