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더 보고 싶은 관객들…특별관 스크린쿼터 두고 엇갈린 시선 [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8.27 10:37  수정 2026.08.27 10:39

'오디세이' 흥행 열풍

아이맥스 등 특별관도 연간 73일 한국영화 의무 상영

특별관 탄력 편성 요구 속 한국영화 아이맥스 진입 기회 감소 우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아이맥스(IMAX)를 중심으로 관객을 모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요에 비해 특별관 좌석은 한정돼 예매 경쟁이 치열해지자 관객들 사이에서는 특별관에도 일반관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스크린쿼터를 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산정 방식을 바꿀 경우 한국영화가 특별관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지난 26일 19만5895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765만 6205명을 기록했다. 특히 아이맥스를 비롯한 특별관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영화 전체를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해당 포맷에 최적화된 작품이라는 점이 특별관 선호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스크린을 갖춘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이른바 ‘용아맥’의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9월 1일까지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예매가 열린 가운데, 일부 회차를 제외하면 남은 좌석이 한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사실상 매진 상태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티켓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거래까지 등장했다.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뿐 아니라 어떤 포맷으로 보느냐를 중시하는 관객 수요가 몰리고 있는 셈이다.


'오디세이' 스ⓒ유니버설 픽쳐스

이 과정에서 스크린쿼터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영화관은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1 이상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한다. 365일 운영하는 상영관이라면 73일이다. 일반관과 아이맥스·4DX 등 특별관을 구분하지 않고 개별 스크린마다 적용된다. 한국영화 상영일로 인정받으려면 해당 스크린의 하루 전체 회차를 한국영화로 편성해야 한다.


지난 22일 기준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이 올해 채운 한국영화 상영일은 35일로, 연말까지 38일을 더 채워야 한다.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에는 ‘듄: 파트 3’,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특별관 수요가 예상되는 외화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극장으로서는 관객 수요뿐 아니라 남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까지 고려해 특별관 편성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아이맥스처럼 특정 포맷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상영관까지 일반관과 같은 방식으로 스크린쿼터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별도의 아이맥스 포맷 작업을 거치지 않은 한국영화가 의무상영일수를 채우기 위해 아이맥스관에 편성된 사례도 있다. 2021년 ‘듄’ 상영 당시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에서는 일반 2D로 제작된 한국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상영됐다. 특별관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의무상영일수를 채우는 것이 제도의 실효성과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스크린쿼터를 개별 스크린이 아닌 극장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재는 한 극장에 10개 상영관이 있다면 각각의 스크린이 의무상영일수를 충족해야 하지만, 극장 단위로 산정하면 전체 스크린의 한국영화 상영 실적을 합산해 기준을 맞출 수 있다. 이 경우 아이맥스나 4DX 등 특별관은 포맷에 적합한 작품과 관객 수요를 중심으로 보다 탄력적인 편성이 가능해진다.


다만 산정 기준 변경은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를 둘러싼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극장 전체에서 의무상영일수를 채울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티켓 가격과 수요가 높은 특별관에는 외화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한국영화는 일반관에서 쿼터를 채우는 방식의 편성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의 최소 상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스크린쿼터의 취지가 특별관에서는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별관 상영 기회가 줄어들면 한국영화의 프리미엄 포맷 제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호프’, ‘군체’, ‘휴민트’ 등 한국영화가 아이맥스 포맷으로 관객을 만났다. 아이맥스사가 작품과 상영 일정 등을 고려해 포맷 작업 작품을 선정하는 구조에서 한국영화가 특별관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지면 향후 포맷 작업 기회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영화계에서 제기된다. 스크린쿼터를 일반관에서 충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특별관의 외화 집중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단순히 일부 특별관의 예매난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극장 시장에서 특별관의 위상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특수상영관 매출은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3% 늘었고 관객은 285만명으로 49% 증가했다. 전체 극장 관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특별관은 성장했다. 특별관이 같은 영화를 더 좋은 환경에서 보는 부가적인 선택지를 넘어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주요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오디세이’의 흥행으로 불거진 특별관 스크린쿼터 문제는 관객이 원하는 영화를 더 오래 상영할 것이냐는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 특별관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이를 바꿀 경우 한국영화가 성장하는 특별관 시장에서 오히려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특별관의 영향력이 커진 현재, 한국영화 보호와 관객 수요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적용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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