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하츄핑' 흥행에 신작까지…극장가 넓히는 애니메이션 [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8.24 14:01  수정 2026.08.24 14:01

실사 대작 사이 흥행 지속

'고스트밴드'·'아가미' 출격…K팝부터 문학 원작까지 소재 다변화

어린이 중심 공식 벗어나 성인 관객까지…애니메이션 관객층 세분화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와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도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신작과 재개봉작까지 잇따라 관객을 만나면서 어린이·가족 관객을 위한 방학철 콘텐츠로 여겨졌던 애니메이션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78만 8263명이다.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는 5위에 올랐으 누적 관객 수는 35만 627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는 모터사이클 페스티벌이 열리는 요코하마로 향하던 코난 일행이 폭주하는 검은 오토바이와 관련된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바이포엠스튜디오·CJ ENM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고정 관객층을 확보한 대표적인 장수 애니메이션 IP다. 매년 새로운 극장판을 선보이며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2023년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2024년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지난해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까지 꾸준히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진입했다. 오랜 기간 쌓아온 팬덤이 새로운 극장판이 나올 때마다 극장을 찾는 수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산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도 개봉 3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톱5를 지키고 있다. 이번 작품은 2024년 124만명의 관객을 모은 '사랑의 하츄핑'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그해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오르며 TV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의 인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속편까지 흥행을 이어가면서 '하츄핑'은 극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시리즈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TV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한 '캐치! 티니핑'은 완구와 캐릭터 상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데 이어 극장판으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어린이 팬층과 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객을 함께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도 흥행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공세는 당분간 이어진다. 오는 26일에는 케이팝(K-POP)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고스트밴드'가 개봉한다. 영혼을 볼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 미타가 개성 넘치는 네 유령과 밴드를 결성하고 대형 기획사의 방해에 맞서 꿈의 콘서트 무대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다음 달 9일에는 안재훈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아가미'가 관객을 만난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아가미가 생겨난 아이 곤을 통해 삶과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정해인, 강하늘, 이청아 등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에 초청되고 유럽과 일본 등에 선판매되며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어린이와 가족 관객 중심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문학 원작을 바탕으로 성인 관객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선택지를 넓힌다.


신작뿐 아니라 과거 작품을 다시 극장에 거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루 밑 아리에티'는 지난 19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16년 만에 재개봉했다. 인간의 물건을 빌려 쓰며 살아가는 10㎝ 크기의 소녀 아리에티와 인간 소년의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2010년 국내 개봉 당시 106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길 위의 뭉치'도 같은 날 개봉했다. 2019년 개봉한 '언더독'을 4K 버전으로 바꿔 7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미 관객에게 알려진 작품을 개선된 상영 환경에서 다시 선보이며 신작과는 다른 수요를 노린다.


현재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성격도 한층 다양해졌다. '명탐정 코난'처럼 오랜 팬덤을 보유한 장수 IP가 있는가 하면, '하츄핑'처럼 TV와 캐릭터 사업에서 출발해 극장으로 확장한 국산 IP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K팝을 소재로 한 신작, 문학을 원작으로 한 작품, 과거 흥행작의 4K 재개봉까지 가세했다.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여름·겨울방학에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IP의 팬덤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관객을 확보하는 한편 소재와 타깃도 세분화되고 있다. 실사 대작이 주도하는 여름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이 특정 연령층을 위한 틈새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선택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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