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정청래·송영길·한병도 청와대 초청
고향 식재료로 만든 '화합육회' 제공
정청래·송영길 "오해 풀고 유감 표명"
정치권 "앙금 해소는 지켜봐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후보자 만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후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통령, 정청래 후보, 강훈식 비서실장, 한병도 원내대표.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당정청은 시대적 소명을 함께 짊어진 운명 공동체이자 국정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번 만찬은 전당대회가 끝난 지 이틀 만에 성사됐는데, 지난해 정청래 대표 취임 당시 열흘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친명·친청 갈등이 전당대회 내내 위험 수위를 넘나들었던 만큼, 이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고 집권 2년차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이번 만찬 일정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19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당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화합의 뜻을 나누기 위해 김민석 신임 당대표, 정청래·송영길 의원, 한병도 원내대표와 만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당대표 후보들의 고향 대표 식재료로 만든 '화합육회'가 제공됐다. 김 대표의 종로 육회, 정 의원의 금산 인삼, 송 의원의 고흥 유자가 곁들여졌다. 청와대는 "유자는 피로회복에 좋고, 인삼과 소고기는 몸 보양의 대표적인 식재료인 만큼, 전국 곳곳을 돌며 고생한 후보자들이 피로를 풀고 건강을 회복했으면 하는 대통령의 마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축하를, 정 의원과 송 의원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하며 "세 사람 모두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이자 국민주권정부의 책임 있는 주역"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일부 과한 표현에 대해 사과했고, 당의 단합과 국정운영의 뒷받침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의 사선을 함께 넘은 동지이자 전우"라며 "이재명 정부와 운명 공동체로 총선, 대선 승리로 정권 재창출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당·청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정 의원과 오해를 풀고 전당대회 과정의 논란에 유감을 표명했다.
만찬은 저녁 6시 30분께 시작해 9시를 넘겨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더 강한 원팀'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위해 더욱 긴밀히 소통·협력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후보자 만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앞쪽부터 강훈식 비서실장, 송영길 후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통령, 한병도 원내대표, 정청래 후보, 홍익표 정무수석. ⓒ청와대 제공
정치권에서는 이번 만찬의 이례적인 소집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번 전당대회 직후에는 열흘 만에 이런 자리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이틀 만에 자리가 마련됐다"고 짚었다. 이어 "친명·친청 간 신경전이 강원 순회경선 때부터 전국 곳곳에서 격화됐고, 최고위원 구도까지 친청계가 과반을 차지하면서 당내 권력구도 자체가 애매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청 관계가 삐걱대면 국정 운영 동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만찬 한 번으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단 봉합은 되겠지만, 봉합된 상처는 계속 남아 있는 것"이라며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이지 근본적인 해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쌓인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향후 관전 포인트로 공천 국면을 꼽았다. 그는 "당장은 화합 메시지가 나왔지만, 진짜 시험대는 내년 지방선거와 그 이후 공천 과정이 될 것"이라며 "친명·친청 계파 간 자리 배분 문제가 불거지면 이번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오늘 만찬에서 나온 화합 메시지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말뿐인 봉합에 그치는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평론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 기반 이탈 가능성도 짚었다. 그는 "지지율이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을 적극 응원했던 지지층이 상당수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지지자들이 계속 떠나면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완전히 돌아서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기 1년 시점에서 나타난 이 같은 균열에 대해 박 평론가는 "임기 1년 만에 지지 기반에 큰 손상이 생긴 것"이라며 "무슨 성과를 내더라도 예전 수준의 지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내년에 뚜렷한 성과가 없더라도 지지율이 40%대 선에서 오르내리는 수준으로 큰 문제 없이 갈 수도 있다"며 "다만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당내 비주류 세력의 독자 행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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