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분열 우려' 김민석號, 첫 행보는 화합모드…"민주당은 뭉칠 것"

데일리안 부산·김해·양산(경남) =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8.20 05:00  수정 2026.08.20 05:00

우려와 달리 계파 간 날 선 신경전 없어

최민희 "李 정부 위해 지도부 함께 뛰자"

김민석 "계파는 없다…우리는 하나 될 것"

文 예방서 "조롱·혐오·멸시 반복 않도록 하겠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부산 동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가 출범 직후 첫 공식 지역 일정에서 '화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맞붙었던 친정청래계와 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날 선 신경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서로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함께 뛰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에서도 별다른 충돌 없이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19일 오전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광역시당에서 열린 김민석 지도부의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한병도 원내대표,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 등 신임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전당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지도부 내부의 계파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의 낙선을 아쉬워하며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최민희 최고위원이 첫 최고위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가 관심사였다. 최 최고위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 전 대표가 (대표가) 안 돼 저로서는 제가 생각한 노선이 선택받지 못했으니까 좋아할 일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최 최고위원의 첫 일성은 예상과 달랐다. 최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 국정 뒷받침과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 지도부가 함께 힘차게 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도부 구성을 두고 "당심을 민심이 견제하는 절묘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심을 기초로 민심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서미화 최고위원도 화합에 힘을 보탰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새롭게 꾸려진 지도부가 힘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자신을 비롯해 최민희·박선원·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을 선택한 당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새롭게 출발한 지도부 모두가 당원 동지분들의 뜻을 무겁게 새기고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 성공과 더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이후 당내 분열을 경계했다. 한 최고위원은 정 전 대표 지역사무실에 '반명수괴'를 운운하며 전당대회 결과에 승복하라는 조화가 배달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전당대회 이후 당의 단합을 해치는 행위들은 멈춰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앞장서서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하나 된 민주당으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 내부의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계파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인사는 투명하게, 능력주의로 하겠다"며 "화합은 일 중심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가 밖을 향해서는 힘을 모으고 내부에서는 숙의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최고위 말미에 김 대표는 지도부의 내부 분위기를 직접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회의를 지켜보신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서는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있을 것"이라며 "최고위원 모두가 전당대회 열기를 뒤로 하고 우리가 헤쳐가야 할 이재명 정부, 국민주권정부의 성공과 당의 단합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이미 말을 맞춘 듯이 방향을 모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첫 최고위원회의를 함께 하면서 메시지를 서로 조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메시지를 함께 낼 수 있었다는 것이 역시 민주당의 저력과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지도부의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바깥의 부정의를 향해서는 단호히 싸울 것이다. 내부 방향 정립을 위해서는 품격 있게 지혜롭게 토론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새 지도부가 손을 잡고 함께 인사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병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은 뒤 당원과 취재진을 향해 인사했다. 지난 17일 전당대회 결과 발표 직후 진행된 최고위원 당선자 기념사진 촬영 당시 박선원 최고위원의 손을 잡지 않았던 최 최고위원도 이날만큼은 옆에 있는 서 최고위원의 손을 맞잡았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잘할 것입니다. 민주당은 뭉칠 것입니다"라며 "민주당은 내란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부정의와 싸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흔들리지 않고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적고 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최고위에서의 화합 분위기는 이후 일정에서도 이어졌다. 지도부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국화를 들고 함께 헌화한 뒤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몸소 여신 시민 주권의 길. 세계의 모범으로 활짝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지도부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고 비교적 가벼운 차림으로 사저에 들어갔고,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사저 밖으로 나온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도부를 웃으며 배웅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1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 내외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문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당원들 사이에 내상이 깊은 것 같다며 김 대표에게 당내 화합과 포용을 위해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과거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민주연구원장으로 일했던 인연을 언급하며 당시 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태도가 정치의 본질"이라는 말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화합의 기본은 정치에서의 토론"이라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난무했던 조롱과 혐오, 멸시의 언어가 반복되지 않도록 당 차원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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