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4000여개 무더위쉼터 운영
오는 9일까지 '청계천 물 첨벙첨벙' 행사
市, 주요 사업장 옥외 작업 원칙적으로 중단
자치구에 특별조정교부금 4억4000만원 긴급 지원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오후 시민들이 청계천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폭염의 기세가 더욱 맹렬해지면서 서울 전역에도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시민들은 도심 속 냇가를 찾거나 무더위쉼터로 자리를 옮기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일 최고 기온이 39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고양·오산·하남·안성·파주 남부·용인 동북부·용인 서북부·여주 동남부·여주 서부 등 경기 일부 지역에도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수도권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는 것은 지난 6월1일 폭염특보 체제 개편 이후 처음이다.
지하로, 냇가로…"이렇게 숨이 막히게 더운 적은 처음"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만큼 극단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가까운 건물에 마련된 무더위쉼터 등을 찾아 잠시나마 폭염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기자가 이날 오후 찾은 서울시청 지하 1층은 책방, 놀이공간, 전시실 등이 갖춰진 곳으로 실내 온도는 온도계 기준으로 23도를 유지했다. 야외보다 13도 정도 낮은 수준이었다. 서울 지역에는 자치구 청사, 동주민센터 등 4000여개의 무더위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와 함께 서울시청 지하 1층을 찾은 학부모 유모(51)씨는 "(시청 인근) 광화문은 원래 이렇게 숨이 턱턱 막히게 더운 적이 내 기억 속에 없었다"며 "아이들 놀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카페도 있고 온도도 적당한 것 같아서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청계천은 물이 흐르고 녹지가 조성돼 있어 주변 도심보다 기온이 약 0.8~1.5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1시40분 기준 청계천 주변 지역 기온은 35도. 습도도 58%에 달해 가만히 서 있기 만해도 온 몸이 땀으로 젖을 정도였다.
청계천에서는 오는 9일까지 청계폭포~광통교 구간에서 청계천 물 첨벙첨벙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계천에는 원래 입수가 금지되지만 시민들은 행사 기간 중 오전 11시~오후 6시 해당 구간에서 도심 속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날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복귀하기 전 청계천을 찾아 발을 담그고 있던 이모(30)씨는 "출근길부터 지쳐 있어서 동료들과 이곳에 들르기로 했다"며 "발을 담그고 있으니깐 잠깐이라도 더위가 가시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이를 피하지 못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시민들에게 올 여름은 잊을 수 없는 계절로 남고 있다.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50년 가까이 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다는 천은실(78)씨는 "예전에는 이렇게 엄청 덥지도 않았고 장사도 잘 되는 편"이었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더우니깐 빨리 거리를 지나가려고 하고 지하에도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서 생각보다 음료들이 잘 팔리지는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4일 오후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에 설치된 기온 알림판.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서울시, 폭염 대응 보호조치 강화…吳 "생명·건강 위협하는 재난"
서울시는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자 무더위에 취약한 일터와 생활 현장을 중심으로 시민 보호조치를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중대경보 발령에 따라 야외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시가 발주한 건설공사장과 공원 등 주요 사업장의 옥외 작업을 원칙적으로 중단한다. 민간 건설 현장에도 같은 수준의 보호조치가 이행되도록 적극 안내하고, 사업장별 작업 중지 여부를 점검한다.
어르신 일자리의 야외 작업도 전면 중단하고, 냉방이 가동되는 실내 근무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시민과 행사 관계자의 안전을 위해 야외 문화 행사와 관광·청소년 프로그램도 취소하거나 실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 서울시는 오는 4~9일 서울광장과 한양도성 일대에서 예정된 야외 문화 행사 5건을 취소했다.
관내 청소년시설 126개소에는 폭염중대경보 대응 매뉴얼 배포하고, 야외활동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실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도록 안내했다.
하루 3~4회 실시하던 도로 물청소를 최대 6회까지 확대 실시하고 운영 시간도 오후 5시까지 연장한다.
이와 함께 민간 살수차를 추가 투입해 도심과 주요 간선도로의 물청소를 강화하고, 재난관리기금을 추가로 지원해 자치구의 살수차 운영도 확대할 계획이다.
도로에 물을 분사해 표면 온도를 낮추는 쿨링로드도 확대 가동한다.
시는 자치구의 폭염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조정교부금 4억4000만원을 긴급 지원한다. 각 자치구는 이를 활용해 야외 생수냉장고 등에 비치할 생수와 얼음물을 추가로 구입하고, 냉찜질팩·쿨링타월·폭염예방키트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응급 물품을 확보할 예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약 41만 가구에 냉방비 5만원을 지급하고, 장애인단기거주시설 및 장애인복지관 등에는 2개월 분의 냉방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소요되는 재원 약 205억원은 서울시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조달할 방침이다.
시는 폭염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폭염 종합지원상황실의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25개 자치구와 긴밀한 대응체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기상 여건과 온열질환자 발생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현장에서 필요한 보호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며 "서울시는 폭염이 끝나는 날까지 단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취약계층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며, 현장에서 땀 흘리시는 모든 분들의 안전까지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밝혔다.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시청 지하에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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