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정기선에 HD현대 지분 3.5% 증여…승계 작업 '속도'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8.04 22:11  수정 2026.08.04 22:34

오는 9월3일 HD현대 보통주 280만주 증여

정기선 지분 9.67%로 국민연금 제치고 2대주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위), 아래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HD현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장남 정기선 HD현대 회장에게 HD현대 지분 3.54%를 증여한다. 정 회장의 지분율은 6.12%에서 9.67%로 올라 국민연금을 제치고 2대주주가 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이날 오는 9월3일 HD현대 보통주 280만주를 정 회장에게 증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물량은 HD현대 발행주식 총수 7899만3085주의 3.54%에 해당한다. 정 회장은 2021년에도 정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주식을 증여받은 바 있다.


증여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정 회장의 보유 주식은 483만7985주에서 763만7985주가 된다. 지분율로는 6.12%에서 9.67%로 3.55%p 오르는 셈이다. 이 지분율은 현재 7.12%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웃도는 수준이어서 정 회장은 최대주주 정 이사장에 이어 2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정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0%(2101만1330주)에서 23.05%(1821만1330주)로 낮아진다. 다만 여전히 20%를 넘는 지분을 쥐고 있어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화가 없다.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해석은 두 사람의 지분율 격차가 좁혀지는 폭에서 나온다. 부자간 지분율 차이는 이번 증여로 20%p대에서 13%p대로 줄어든다. 정 회장은 2018년 정 이사장에게서 받은 자금 3000억원으로 현대로보틱스(현 HD현대) 지분 5%를 확보한 이후 장내 매수 등을 통해 보유 물량을 늘려왔는데 이번에는 한 번의 증여로 3%p 이상을 확보했다.


이번 공시는 2024년 시행된 임원·주요주주 주식거래 사전공시제를 따른 것이다. 지분 10% 이상 주요주주나 임원은 발행주식의 1%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 규모로 주식을 거래할 때 한 달 전에 계획을 알려야 한다. 공시 시점과 실제 증여일 사이에 한 달가량 시차가 생기는 이유다.


증여 규모는 4일 종가 20만8500원을 곱하면 5838억원이다. 다만 과세 기준이 되는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종가로 다시 계산된다. 여기에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붙는 할증률 20%와 최고 50%인 증여세율을 적용하면 정 회장이 낼 증여세는 현재 주가 수준에서 3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 이사장의 장남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는 사촌 사이다. 2023년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았고, 2024년 수석부회장, 2025년 10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인사로 HD현대는 1988년부터 37년간 유지해온 전문경영인 체제를 접고 오너 경영 체제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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