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번' 김태규 끝으로 형소법 필버 종료…野 "李대통령, 거부권 행사하라"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7.31 16:53  수정 2026.07.31 17:12

형소법 개정안 범여권 주도로 본회의 통과

주호영·박형수·나경원·김태규 반대토론

발언 기회 얻지 못한 한동훈, 자리지키며 경청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4시간 만에 종료됐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31일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정부로 이송되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며 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압박했다.


이어 "현재 법안은 법원이 공소기간 판결의 요건을 완화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누가 봐도 재판 중지 상태에 있는 이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은 공소 취소 모임을 출범시켰다. 지난 4월에는 공소취소 특검을 시도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전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즉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6선의 주호영 의원을 시작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 나경원·김태규 의원 등이 차례로 반대 토론에 나섰다.


주 의원과 박 의원은 각각 2~3시간가량, 나 의원과 김 의원은 5시간 안팎으로 단상에 서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리는 대국민 호소를 이어갔다.


전날 첫 주자로 나선 주 의원은 연단에 올라 "옛말에 '세불가사진(권력과 힘을 끝까지 다 쓰지 말라)'이라는 말이 있다. 힘이 있다고 다 써버리면 반드시 후회할 일밖에 남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박탈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다름 아닌 일반 국민과 약자들"이라며 장윤기 사건을 비롯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관인 피의자 부친의 사건 축소 시도를 밝혀내 강간목적 살인 혐의를 적용한 사례, 2억5000만원 상당의 사기 범행 전모를 계좌 추적으로 입증한 사례, 억울한 화물차 운전자의 살인 누명을 벗긴 사례 등을 열거했다.


박 의원도 장윤기 사건을 빗대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이 중대한 법안이 민주당의 전당대회 용도 때문에 졸속으로 처리돼도 되겠느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31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나 의원은 "참담함을 넘어 자괴감이 든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하다, 도와달라'고 또다시 읍소한다. 대한민국 사법을 파괴하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범죄자 천국'을 만들며 이 대통령 범죄세탁까지 담은 이 악법을 '꼭 저지해 달라'고 말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도 촉구했다. 나 의원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훗날 역사는 당신을 어떻게 기록하겠나"면서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집값을 잡지 못하고, 안보를 지키지 못하고, 국격을 세우지 못한 대통령이 유독 자신의 재판을 지우는 것에는 매우 빠르고 치밀하게 진행시켰다'라는 기록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장윤기 사건에 대해 "수사에는 처음부터 많은 허점들이 있었다. 범인의 아버지가 현직 간부, 20년 넘게 그 지역에서 근무한 경감 계급을 갖고 있는 경찰이었어 다"며 검찰의 보완수사로 경찰이 가해자에게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 단순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밝혀냈단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피해자인) 그 소녀의 부모는 아직도 지난 5월의 그 하루에 갇혀 계실 것"이라며 "저는 그분들 앞에서 이 법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마지막 저항할 수 있는, 압도적 다수 국회의석 구조에서 소수의 야당이 마지막 할 수 있는 저항의 수단이 바로 이것 (필리버스터)"이라며 "이것조차 싫다면 그냥 아예 선언을 하라. '앞으로 소수 의석 야당은 다수 의석이 의사결정하는데 병풍으로 활용되도록 한다' 그러면 그 입법에 내가 동의하겠다. 그리고 우리당 의원들을 설득시키겠다. 그게 (여권의) 최소한의 솔직함"이라고 꼬아 말했다.


12번째 순번이었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끝내 발언대에 오르지 못했으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을 지키며 법안에 대한 반대 의지를 드러냈다.


한 의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권리인 보완수사를 폐지한 것의 문제점과 민주당의 사악함과 무능함에 대해 제가 충분히 말씀드렸다. 앞으로도 계속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당장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 대통령의 멘토라 칭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 책임은 민주당의 강경세력에게 있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 당신이 막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법무부장관)직을 걸라. 그리고 이 대통령에게 이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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