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주민에 대피 문자
"초유의 안보 참사 재발"
안규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 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기자회견’을 마치며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 당국이 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한 미군의 무인기를 위협 세력으로 오인해 격추할 뻔한 촌극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초대형 안보 참사"라고 일갈하며 안규백 국방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최전방 GOP(일반전초)·GP(최전방 초소)를 '빈 총'으로 방치해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더니, 이번에는 동맹국 무인기조차 구분하지 못해 격추 작전까지 벌이는 초유의 안보 참사가 또다시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군의 경계·보고망을 철저히 파괴한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면서도 "탈영 의혹조차 명쾌히 해명하지 못한 채 대한민국 안보를 총체적 파탄으로 몰고 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KMEP' 훈련에 참여 중이었던 미 해병대는 전날 오후 훈련을 위해 해당 지역에 고정익 정찰 무인기를 날렸으나, 우리 군은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당시 군은 열상감시장비(TOD)와 레이더 등을 통해 식별한 해당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판단했고, 육군지상군작전사령부는 해당 무인기를 공중 위협이라고 판단해 '두루미'를 발령했다.
'두루미'는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 침투 등 공중 위협을 가정해 방공포 등 전력을 총동원하는 방공 태세를 일제히 격상하는 작전 수행체계를 의미한다.
우리 군의 작전을 총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는 경보 문자가 발송된 지 약 1시간 뒤인 오후 3시30분께 해당 무인기가 미군 측에서 운용한 기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그러나 양국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주한미군은 사전에 공문을 통해 비행계획을 통보했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군은 해당 비행에 필요한 승인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강원 철원군 등 접경지역 주민들에 '실제 상황'이라며 대피 문자까지 발송되며 1시간여 가량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군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안규백 장관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다"며 "연이은 작전 실패에 대해 사과도, 책임 있는 대응도 하지 않는 국방부 장관이라면 그 자리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자칫 동맹국의 군사 자산을 우리 손으로 격추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필 신임 스틸 주한미군사령관 겸 대사가 부임한 바로 그날 군의 기강 해이와 허술한 보고체계가 한미동맹의 신뢰에 흠집을 냈다"며 "'당나라 군대'라는 자조 섞인 탄식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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