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이주민 4만9000명 밀려들었다…스페인 국경 붕괴 '패닉'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8.01 00:01  수정 2026.08.01 00:01

혼란 속 19명 숨져…"영토 공격" 규정, 불법 입국자 신속 추방 선언

30일 스페인 국경에 이민자들이 몰려들자 스페인군이 투입돼 경계를 서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령 세우타에 하루 동안 약 4만 9000명의 이주민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국경이 사실상 붕괴됐다. 대규모 월경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사태를 "스페인 영토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불법 입국자들을 신속히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로 약 4만9000명의 이주민이 육상과 해상을 통해 한꺼번에 유입됐다. 이는 세우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규모로, 유럽연합(EU) 역사상 최대 수준의 단일 국경 월경 사태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이주민들은 해안 방벽을 헤엄쳐 넘거나 국경 철조망을 돌파하며 세우타로 진입했다. 갑작스러운 인파가 몰리면서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고, 해상 익사와 압사 등으로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로코 보안당국은 추가 월경을 막기 위해 최루탄과 진압봉을 사용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산체스 총리는 긴급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 이민 문제가 아니라 스페인 영토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모로코와 협력해 불법 입국자들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군과 경찰을 대거 투입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임시 수용시설을 설치해 질서 회복에 나섰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약 절반가량의 이주민이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갔거나 송환 절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일부 EU 회원국은 스페인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국경 통제 강화와 솅겐 체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월경은 최근 스페인 법원이 해상 입국자에 대한 즉각적인 국경 송환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국이 쉬워졌다'는 소문이 확산된 데다, 모로코와의 외교 갈등까지 맞물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태는 유럽의 이민·국경 정책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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