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회 안팎 넘나들며 '애드리브'까지…대선 출마 결심 굳혔나 [정국 기상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4.25 04:00  수정 2025.04.25 05:11

추경안 시정연설…출마 여부 언급은 안해

민주당 상징색 푸른 넥타이…'통합' 해석

국회 밖에선 산불 피해 대책에 머리 맞대

유정복과 '천원주택' 현장 직접 방문하기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르면 다음 주 중반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 대행은 24일 국회 안과 밖을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펼쳤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시정연설은 1979년 11월 최규하 당시 대행 이후 46년 만이다. 푸른색 넥타이를 맨 한 대행은 "위기 대응에는 정책 내용만큼이나 타이밍 또한 너무도 중요하다"며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국회에 올해 정부 지출을 12조2000억원 늘리는 내용의 추경안을 제출했다. 분야별 지원 규모는 △재해·재난 대응 3조2000억원 △통상 및 인공지능(AI) 지원 4조4000억원 △민생 지원 4조3000억원 등이다.


한 대행은 대미 통상 문제와 관련해선 "오늘 밤에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경제부총리와 산업부 장관이 미국 재무부 장관 및 USTR(무역대표부) 대표와 '한미 2+2 통상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무역균형·조선·LNG(액화천연가스)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원고에 없었던 즉석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대행은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우리 방청석에 와있는 젊은 세대, 청년을 위해서 절실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행이 이날 시정연설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된 발언은 일절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애드리브까지 하면서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행은 최근 연설이나 기념사 메시지를 통해서도 '국민 통합'과 '협치'를 부쩍 자주 강조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산불 피해지역 수습 및 복구 추진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 대행은 이날 국회 방문 전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K콘텐츠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 안전한 샘물관리를 위한 추진계획 등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중앙재난안전본부 회의를 열어 "경북·경남·울산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모두 진화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3700여 명의 이재민들이 임시 숙박시설에 머물고 있다"며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과할 정도의 선제적 조치와 지속적인 점검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독려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인천 미추홀구 천원주택을 방문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주거환경을 점검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한 대행은 이어 인천광역시에서 추진 중인 '천원주택' 현장을 방문했다. 천원주택은 신혼부부와 신생아출산 가구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하루 1000원(월 3만원)의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동행했다. 한 대행은 유 시장에게 "우리 시장께서 우리 청년들의 출산 문제와 가정을 꾸미는 문제에 대해 아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한 대행이 내주 중반께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2+2 통상 협의' 결과와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의 한 원로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미 통상 결과와 대선 출마를 결심할 그 시점까지 지지율이 얼마나 상승하느냐를 보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6·3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내달 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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