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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男 "대통령님! 왜 병역의무는 남성만 짊어지나요?"


입력 2018.12.21 14:12 수정 2018.12.21 20:24        이배운 기자

'여군간부 확대하는데 병역은 왜 남성 독박?'…불가피성 설득 '과제'

국방개혁, 안보강화 차원의 고민 안보여…여성 지지율 챙기기?

'여군간부 확대하는데 병역은 왜 남성 독박?'…불가피성 설득 '과제'
국방개혁, 안보강화 차원의 고민 안보여…여성 지지율 챙기기?

해병대 2사단 장병들이 지난 1월 경기도 김포 전방 소초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해병대 2사단 장병들이 지난 1월 경기도 김포 전방 소초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든든한 지지기반이었던 20대 남성들이 급격하게 등을 돌리자 당정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는 모양새다.

20대 남성 지지율이 급락한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병역의 의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적지 않은 비중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여성의 권리를 확대하는데 에너지를 쏟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병역의무에 따른 보상에 대해서는 소홀하다는 인식이다.

국방부는 지난 20일 2019년 업무보고를 통해 여군 신임장교 획득 인원을 1537명에서 1932명으로 늘리고, 전체 간부 중 여군 비중을 올해 6.2%(1만1400명)에서 내년 6.7%(1만2495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월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여군 비율을 8.8%로 늘리고 이를 위해 여군 초임 간부 선발 인원을 작년 1100명에서 2022년까지 225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20대 남성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정부가 양성의 평등을 강조하는데 병역의 의무는 왜 남성이 ‘독박’을 쓰고 있냐는 것이다. 병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여성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군 간부가 되는 ‘권리’를 누린다는 비판은 최근 청년 취업난과 연계되면서 ‘역차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특정계층의 지지율을 인식하는 탓에 안보약화를 무릅쓰고 여군 간부 비중 확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여성 소방관 확대, 여성 경찰 확대 논의에서도 이와 비슷한 비판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친여성정책에 무게를 둔 문재인 정부는 여군 간부 확대 및 권익신장을 골자로 한 정책들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는 20대 남성계층 및 국민들에게 ‘여군 간부’가 왜 필요하고, ‘여성 병사’는 왜 징집이 어려운지 설득시켜야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그동안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소통하려는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성징병제를 주장하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이 12만명을 넘어섰다는 보고에 대해 “재미있는 이슈 같다. 육군·공군사관학교 수석졸업자들이 거의 해마다 여성들이다”고 동문서답 하는데 그쳤다.

정부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면, 여군 간부 확대는 여성 지지율을 획득하기 위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국방개혁 2.0’안이 여군비중 확대를 포함해 각 분야의 개혁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차 연구위원은 “여군비중 확대는 한국군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가 분명하게 제시돼야 한다”며 “한국군 내에서 여군비중의 확대를 어렵게 한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여군 비중이 생각보다 낮으므로 높여야 한다’는 발상은 개혁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개혁에 대한 국민의 신뢰·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과거에 대한 진단없는 비전은 차별화에 대한 강박관념의 산물처럼 여겨질 수 있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여군이 남군보다 전투력이 부족한 것은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고 실제 전장에 투입되는 것도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안보강화 방안을 고민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하지만 당장 국민들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개혁에 더 신경 쓴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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