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뭉쳐야 한다' 기존 철학 반영?
제32·33대 경기도지사 역임 김문수
한동훈 앞세운 선대위원장 지휘설도
지난 17일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의원 및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가 팔짱을 끼고 손을 맞잡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SNS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쟁자였던 김문수 전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가 손을 맞잡았다. 김 전 장관은 한 전 대표를 '당의 보배'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전 장관은 전날 밤 전·현직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등의 모임인 '이오회'에 참석해 한 전 대표와 '러브샷'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보배를 누가 자르려고 하느냐"며 한 전 대표 징계 시도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과거 대선 경선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맞붙었던 만큼 김 전 장관이 왜 한 전 대표에 힘을 실었는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일차적으론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 뭉쳐야 한다'는 본인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측근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워낙 심한 폭정을 한다는 게 지금의 진단이고, 이런 폭정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든, 한동훈 전 대표건 야권이 결집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스탠스"라고 전했다.
또다른 측근도 통화에서 "김문수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이 존재하던 시절에도 '보수의 빅텐트론'을 이야기했었다"며 "내년 지선도 이겨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기 위해선 한 전 대표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었으나, 당시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후보 병립 끝에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한 바 있다.
두 번째는 김문수 전 장관이 내년 6·3 지방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역할을 맡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동훈 전 대표 또한 같은 시기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지방선거든 재·보궐선거든 어떤 식으로든 출마하겠다는 의욕을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경기일보에서 조원씨앤아이·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월 29일~3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김동연 지사는 35.0%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15.0%, 한준호 의원은 9.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26.8%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한동훈 전 대표 15.5%, 김은혜 의원 14.3%가 뒤를 이었다. 성별과 연령별 분석에서도 김동연 지사는 대부분 그룹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40대에서는 추미애 전 장관(20.3%)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국민의힘 후보 중 유승민 전 의원은 남성(31.8%)과 4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를 얻은 반면, 한동훈 전 대표는 젊은층(10~29세)에서 20.9%로 강세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확실한 '첫 주자'가 아직 등장하지 않으면서, 내부 구도가 느슨한 상황이다. 3선 국회의원과 제32·33대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김문수 후보는 특히 도지사 시절 경제 활성화와 기업 유치에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기록된다.
김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에 다시 도전하든, 아니면 한 전 장관이 도지사로 나서는 경우든 두 사람 사이의 연대가 서로에게 실(失)이 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게다가 야권 일각에서는 6·3 지방선거 전에 국민의힘의 지도체제가 재편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비대위 내지 중앙선대위에서 역할을 맡고, 다른 한 사람이 선거 최일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장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필요하다면 정의당까지 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현재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다"며 "경기도 내부에서 김 전 장관의 입지가 좋은 상황이고, 이렇다 보니 '윈윈'하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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