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별도 ‘외전’식 드라마의 가능성 입증
촉박한 제작일정 - 산만한 완성도는 아쉬움
안방극장에 사회적 이슈를 일으키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SBS 수목극 <쩐의 전쟁>이 19일 번외편 격인 2주간의 ‘보너스 라운드’를 마치고 완전히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는 본편의 주인공이었던 박진희가 깜짝 출연하며 7년 전 금나라(박신양)와 재회하는 장면이 등장하여 강한 여운을 남겼다.
시청률은 26.4%(TNS 미디어리서치), 자체 최고성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경성스캔들>과 MBC <개와 늑대의 시간>을 월등히 앞서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쩐의 전쟁>은 그동안 일반인에게는 크게 알려지 않았던 사채업자들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주인공 금나라의 활약상을 통하여 돈에 울고 웃는 자본주의 세계의 비정한 속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본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제작된 ‘보너스 라운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본격 시도되는 드라마 ’외전’으로 높은 화제를 모았다. 기존 시리즈의 캐릭터와 배우, 주제의식은 계승하되, 내용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 구조와 설정을 선보인 일종의 ‘스핀 오프’ 형식을 보여줬다.
속편이나 시즌제가 아직 체계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국내 드라마 시장의 특성상, 기존 인기작이 흔히 시도하는 ‘연장방송’ 대신, 본편과 독립된 형태의 외전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것은, 방송가에 ‘하나의 선례를 남겼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임에 분명했다.
같은 인물임에도 본편에서와는 또 다른 차별화된 캐릭터를 선보인 주인공 박신양의 연기투혼, 번외편에 새롭게 합류한 박해미, 김옥빈 등 새로운 배우들의 매력, 본편의 설정을 살짝 비트는 기발한 연출과 유머감각도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그러나 사전 충분한 기획을 거치지 않고 드라마의 인기에 기대어 급조된 번외편이라는 한계는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번외편이 방영 한 주 전까지도 캐스팅과 대본 작업을 미처 완료하지 못하여 ‘실시간’에 가까운 촉박한 제작일정에 시달렸다, 본편에 비하여 확연히 헐거워진 설정과 억지로 맞춘 듯한 전개, 시간에 쫓긴 듯 몰입도가 부족했던 배우들의 연기는 자연히 극의 박진감을 떨어뜨렸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드라마의 인기에 따라 별도의 ‘외전’ 혹은 ‘스페셜 드라마’의 형식으로 번외편이 제작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지만, 이 경우 본편 종영 이후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를 두고서 충분한 사전 기획과 촬영 기간을 거친다. 작품성 완성도에 대한 고민은 물론이고, 전편의 배우들과 제작진이 모두 참여하는 광경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본편의 방영 일정이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드라마의 인기도 금새 식는 국내 방송가에서, 속편이건 연장방송이건 작품성이나 완성도보다는 드라마의 화제성이 사라지기 전에 이야기를 ‘재탕’하는데 만 더 급급하다. 최소한 2~3주 이상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대본이나 촬영 일정을 고려했더라면 좀 더 짜임새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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