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침묵’ 지동원, 슈틸리케는 왜?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0.02 09:50  수정 2015.10.02 09:51

의외의 발탁 지동원, 7개월만에 대표팀 복귀

분데스리가에서 21개월, 대표팀서 4년간 무득점

7개월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지동원. ⓒ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선수선발 문제로 크게 잡음을 일으킨 경우가 거의 없다.

이정협이나 이용재처럼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거나 2부리그서 뛰는 선수들을 발탁해 화제가 된 경우도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발탁한 선수들이 대부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의구심을 금방 잠재웠다.

오히려 이름값이나 고정관념에 연연하지 않는 슈틸리케 감독의 열린 사고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로 거론되기도 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가급적 자기 눈으로 직접 점검하고,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발탁한다는 원칙을 그대로 지켰다.

여기서 예외로 거론되는 선수가 바로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달 29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쿠웨이트 원정 및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체적으로 이미 슈틸리케호에서 한 번 이상 발탁돼 점검을 받았던 기존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지동원의 재발탁은 가장 큰 이변으로 거론된다.

지동원은 홍명보 전 감독 시절까지만 해도 대표팀의 붙박이 공격수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이후 소속팀에서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급격한 기량 하락으로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지동원을 점검한 적이 있다. 당시 지동원은 선발로 기용되며 충분한 기회를 얻었으나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지동원은 더 이상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다가 이번에 다시 7개월 만에 슈틸리케호에 복귀하게 됐다.

지동원의 발탁은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에서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이미 지난 3월 첫 발탁 당시에도 지동원은 소속팀 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인상적인 움직임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7개월 동안 지동원의 입지나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골은 못 넣어도 꾸준히 기회는 얻던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에는 아예 주전경쟁에서 밀려 벤치멤버에 머물고 있다.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이던 2014년 1월 25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골이 없다.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완전히 이적한 이후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A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지는 무려 4년이 흘렀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독 지동원에게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이 다시 한 번 지동원에게 손길을 내민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꼽히던 이정협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대표팀은 고질적인 약점인 공격수 기근이 더 심화됐다. 석현준이 지난 라오스-레바논전에서 새롭게 부상했지만 아직 부동의 1인자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나마 아직 젊고 대표팀 경험을 갖춘 선수중 지동원에게 다시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다.

지동원은 장신임에도 활동량이 빼어나고 연계플레이에 능하다. 이정협이 빠진 지금 슈틸리케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적 유형에 그나마 부합하는 공격수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유럽진출 이후 공격수로서의 날카로움을 잃었고,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소속팀에서도 컨디션과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게 된 것이 지동원 본인에게도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이 과연 지동원에 대한 두 번째 실험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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