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삼성 마무리 오승환에 대한 해답이 있기는 한 것일까. 이에 대해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라 1이닝 정도 밖에 안 던진다. 길게 던져야 2이닝이다. 오승환이 나오기 전에 미리 점수를 내 못 나오도록 하겠다. 오승환 대비용 대타보다는 선발 투수 공략에 힘을 쏟겠다”라는 것이 이만수 감독대행의 ‘대 오승환’ 전략이었다.
적장이 지레 포기해버릴 정도로 정규시즌에서 오승환이 보여준 존재감은 실로 엄청났다. 54경기에 출전해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고, 가장 놀라운 기록은 블론세이브가 1개 있었다는 점이다.
오승환의 돌직구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칠 테면 쳐봐라’식의 마인드와 직구위주의 빤한 패턴임에도 불구하고 SK 타자들은 아예 건드리지 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1차전이 몸 풀기였다면, 이번 2차전은 오승환이 왜 한국 최고의 마무리인지가 입증된 경기였다.
1차전에서 8회 2사 후에 등판한 오승환은 4타자를 상대로 20개의 공만 던져 경기를 매조지 했다. SK는 박재상이 권혁으로부터 안타를 뽑아내 마지막 찬스를 잡았지만 오승환 앞에서는 무의미한 출루에 불과했다. 오승환은 SK의 중심타선인 최정을 시작으로 박정권-안치용-이호준을 너무도 손쉽게 처리했다.
2차전에서는 더욱 극적인 상황에 마운드로 올랐다. 삼성은 바뀐 투수 정현욱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가을 사나이’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내줘 1점 차로 쫓기는 상황에 몰렸다.
8회 무사 1-2루의 계속된 위기. 류중일 감독은 2이닝을 책임져야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오승환 카드를 별다른 고민 없이 꺼내들었다. 오승환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직구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갔다.
번트를 대려던 안치용은 오승환의 직구에 놀란 나머지 배트를 빼다가 본의 아니게 배트에 맞추고 말았다. 힘없이 떨어진 볼은 포수 진갑용 미트에 안겼다. 물론 베테랑 최동수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중견수 이영욱이 기가 막힌 송구를 뿌려 오승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힘을 얻은 오승환은 9회 더욱 공격적으로 ‘돌’을 뿌렸다. SK 타자들은 직구 아래의 허공만을 갈랐고,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맥없이 물러났다.
SK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오승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실 올 시즌 오승환은 1이닝 전문 마무리로만 활약해왔다. 2이닝을 던졌던 경기는 단 1차례에 불과했고, 1이닝 이상 2이닝 이하의 투구도 57경기 가운데 8경기에 그쳤다.
따라서 SK는 오승환이 등판하지 않는 9회 이전에 승부를 보려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보란 듯이 1이닝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2차전처럼 2이닝을 소화할 경우, SK의 공격은 사실상 7이닝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가뜩이나 삼성 선발과 중간계투진에 꽉 막혀 있는 SK로선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 답답한 상황만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상대 공격을 2이닝이나 먹어치우는 괴물로 변신한 오승환의 돌팔매는 이번 시리즈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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