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상대팀 감독의 장단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초짜´가 안 어울린다. 내가 봐도 베테랑 감독 못지않은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며 류중일 감독을 높이 평가했다.
이만수 대행의 눈은 정확했다. 류중일 감독은 2차전까지 신들린 용병술을 발휘하며 베테랑 감독 못지않은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26일 대구구장서 열린 2차전 승리는 류 감독의 ‘신의 3수’가 주효한 결과였다.
2차전 선발 장원삼 급선회
당초 덕 매티스-저스틴 저마노-윤성환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계획이었던 류 감독은 2차전 선발 투수를 장원삼으로 급선회했다. 류 감독은 “장원삼의 구위가 좋다. 1,2차전을 쉽게 가려면 2차전 선발이 강해야 한다”며 장원삼의 2차전 선발 낙점 배경을 밝혔다.
장원삼은 후반기 들어 점차 살아났고 9월 이후 5차례 등판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78로 괜찮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SK 상대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하며 크게 재미를 보진 못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장원삼은 기대 이상의 투구로 SK 타선을 압도했다.
5⅓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탈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냈다. 6회초 무사 2,3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추남’ 박정권을 침착하게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1사 2,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장원삼은 빈타에 허덕이던 삼성이 6회에 선취점을 뽑을 수 있도록 버텨준 일등공신이었다.
탁월한 선택, ‘돌아온 저승사자’ 권오준
류 감독은 6회 1사 2,3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장원삼을 구원할 투수로 경험이 풍부한 권오준을 택했다. 권오준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져 안치용과 김강민을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믿음에 보답했다. 저승사자가 다시 돌아온 듯한 투구였다.
권오준의 호투로 SK 선취점 찬스를 무위로 만든 이후 삼성은 6회말 어김없이 ‘위기 뒤 찬스’를 잡았다. 삼성은 결국 2사 만루서 배영섭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거머쥐었다.
‘보살’ 이영욱, ‘돌부처’ 살리다
8회 2사 1,2루 상황에서 오승환이 최동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순간 공을 잡은 중견수는 배영섭이 아닌 대수비 이영욱이었다. 류 감독은 8회 이후부터 수비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어깨가 좋은 이영욱을 중견수로 내보냈다. 어깨 수술 경력을 갖고 있는 배영섭은 좌익수로 이동시켰다.
2루 주자 최정은 홈 송구 전에 이미 3루를 돌았지만 이영욱의 송구는 빠르고 정확하게 진갑용의 미트로 빨려 들어갔다. 결과는 태그아웃. 류 감독의 세심한 판단으로 1실점은 아웃카운트 1개로 바뀌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이자 크게 보면 시리즈 전체를 지배했던 순간이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