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잡고도 찜찜한 ‘SK식 완벽한 추억’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1.10.26 12:10  수정

1차전 승리팀 우승확률 무려 78.6%

'뒤집기 달인' SK라면 기적 가능?

① 역대 28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확률은 무려 78.6%(22회)에 달한다. 반대로 첫 경기를 내주고도 시리즈를 뒤집은 횟수는 고작 5차례(원년 1차전은 무승부). 17.9%의 지극히 낮은 확률이다.


② 1989년 준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이래 정규시즌 1위팀(KS 직행)의 우승확률은 81.8%(18회)다. 2002년부터는 아예 1위팀이 9년 연속 우승반지를 가져갔다. 반면 준플레이오프서부터 치르고 올라온 팀의 우승확률은 10%(2회)다.


③ 정규시즌 1위 삼성은 홈런-타점왕과 구원왕을 보유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위, 팀 도루 1위, 최소 실책 3위 등 팀 전력도 가장 안정적이다. SK와의 상대전적에서도 10승 1무 8패로 앞섰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끄는 SK가 다시 한 번 뒤집기쇼를 연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의 남다른 마운드의 높이가 여지없이 증명된 경기였다. 선발 매티스의 호투도 인상적이었지만 구원 등판해 5이닝 퍼펙트를 합작한 차우찬-안지만-오승환이 더욱 돋보였다.

삼성의 타선은 신명철의 2루타로 2점을 뽑아내는데 그쳤지만, 그 이상의 점수는 무의미할 뿐이었다. 마운드의 압도적인 힘은 상대가 누구라도 짓눌러버릴 힘이 충분하다. 게다가 홈런 및 타점왕 최형우가 이끄는 타선은 이제 몸을 풀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제 1차전만 치렀을 뿐이지만 삼성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야구에서 변수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특히 상대가 ‘뒤집기의 달인’ SK라면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SK는 지난 2007년 첫 우승과 함께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무려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는 역대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SK의 성공과정은 늘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첫 경기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부터 이번 롯데와의 플레이오프까지 총 7번의 시리즈 중 6번의 승리로 가져갔다. 승률 역시 0.667(24승 12패)로 무척 높다. 하지만 1차전을 먼저 잡은 횟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이번 플레이오프, 단 2번뿐이다. 일단 첫 경기를 내주고 시작한 셈이다.

언론과 야구팬들 역시 SK가 1차전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입을 모아 상대팀의 승리를 점쳤다. 2007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 2승=우승 100%’이라는 보도가 쏟아졌고, 2009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 PO 먼저 2승, 뒤집힌 사례없다’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설욕’이라는 기사가 넘쳐났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준PO에서 KIA가 먼저 승리를 거두자 에이스 윤석민을 한껏 치켜세우며 ‘KIA는 SK가 넘지 못할 산’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았고, 대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준PO KIA, PO 롯데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SK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SK가 시리즈 전적을 앞섰을 때 패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2007 한국시리즈에서는 역대 최초로 2패 뒤 4연승을 거뒀고, 2009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번 먼저 승리를 내준 뒤 짜릿한 ‘리버스 스윕’을 일궈냈다. SK가 흘린 가을의 눈물은 2009 한국시리즈,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2007년 이후 SK의 포스트시즌 전적.

올 시즌 SK는 지난해까지의 ‘왕조’와는 다소 다른 팀이다. 전력의 대부분이 유지되고 있지만 팀의 수장이 ‘야신’ 김성근에서 ‘헐크’ 이만수로 교체됐다. 팀 컬러도 ‘지지 않는 팀’에서 ‘재미있는 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 차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서부터 치르고 올라오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이다. 수비의 핵이 되어주어야 할 박진만과 정근우, 정상호가 컨디션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팀 전력의 근간이 되어온 불펜진 역시 너무 많은 힘을 빼고 올라왔다.

그래도 SK는 매년 뒤집기 명승부를 연출하며 프로야구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번 1차전을 내준 선수들도 ‘늘 그래왔으니’라는 반응과 함께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과연 ‘가을 DNA’ SK가 ‘준PO에서 올라온 역대 3번째 우승팀’이라는 기적을 연출해낼지 한국시리즈 2차전에 관심이 모아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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