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 불펜 활용법이 승부 갈랐다

입력 2011.10.24 11:22  수정

롯데, 장원준-부첵 ‘불펜 활용’ 실패

1차전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부첵은 10회 연장서 정상호에게 결승솔로포를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는 불펜과 선발의 싸움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펜 대결’로 전개됐다.

SK에겐 정공법이었고, 롯데로선 변칙작전이었다. SK 불펜엔 구원투수가 있었고, 롯데 불펜엔 선발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승부는 불펜 활용법의 차이에서 갈렸다.

롯데는 PO에서 장원준과 크리스 부첵을 선발로 쓰는 동시에 불펜으로 활용했다. 또 5월부터 선발로 전환한 고원준도 불펜으로 썼다.

그러나 고원준과 부첵의 불펜활용은 1차전부터 실패였다. 장원준, 임경완이 이어 등판한 고원준은 4-4로 맞선 7회 안치용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고 강판 당했다. 부첵은 10회 연장서 정상호에게 결승솔로포를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1승 2패로 뒤진 4차전서 롯데는 선발투수 부첵에 이어 3일 쉰 장원준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장원준은 4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만을 허용하며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러한 변칙작전의 성공은 5차전 패배의 빌미가 됐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박정권에게 2점 홈런을 맞았지만 안정을 찾고 있던 송승준을 빼고 장원준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5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16일 선발로 나와 투구수 96개, 3일 쉬고 52개를 던지고 이틀 만에 등판한 장원준의 구위는 5일을 푹 쉬고 나와 67개까지 던진 송승준 보다 떨어져 있었다. 장원준은 임훈에게 중전안타를 맞더니 정근우, 박재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SK는 2번 당하지 않았다.

장원준을 구원 등판한 투수 역시 이틀 전 44개를 던진 부첵이었다. 2사 1·3루에서 부첵은 초구 어이없는 폭투로 3루 주자가 홈을 밟게 해 1-4를 만들었다. 7회엔 최정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박정권에게 쐐기 2점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만약 22일 경기가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면 하루 쉰 장원준과 부첵을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고 송승준을 계속 끌고 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22일 우천 취소는 롯데에게 독이 돼버렸다.

SK는 고든을 제외하곤 선발과 불펜의 구분이 확연했다. 시리즈 내내 정대현, 정우람, 엄정욱 등 전문불펜요원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또한 장원준과 부첵을 무리하게 활용한 롯데에 비해 SK는 2차전 선발로 나온 고든을 5차전에서야 불펜으로 활용했다. 고든은 선발 김광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3.2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5일을 쉰 고든의 어깨는 누구보다 싱싱했다. 그 사이 SK는 4, 5회 각각 2점씩 올리며 4-1 역전해 5차전 승리의 발판을 쌓았다.

양승호 감독은 4차전 성공을 과신했다. 피로가 쌓인 장원준과 부첵을 5차전서도 불펜에 활용하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다. 반면 SK 이만수 감독은 늘 해왔던 대로 불펜을 활용했다.

이렇듯 1차전부터 상반된 불펜 활용법은 롯데에겐 4년 연속 시리즈 탈락이라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고, SK에겐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영광을 남겼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관련기사]

☞ ´20년 무관‘ 도통 안 통한 롯데 가을야구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