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리츠 자금조달 관행 17년째 그대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10.09 00:10  수정 2026.10.09 00:1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최종가격 미정 상태로 50일 흘러

그사이 주가는 평균 10% 하락

與허영 "자금조달 제도 개선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상장리츠(REITs)의 유상증자 결정 이후 통상 50일을 거쳐야 최종 발행가격이 확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시장가격 변동이 실제 발행조건에 계속 반영돼 자금조달 규모·조건 불확실성도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상장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 등에 투자하고, 관련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투자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놓은 것을 뜻한다.


9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이뤄진 상장리츠 주주배정 유상증자 25건을 분석한 결과, 이사회 결의부터 최종발행가 확정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9.9일로 파악됐다.


의원실은 구주주 청약 종료를 평균 5.6일 앞두고 마무리된 최종발행가 산정 시점에 주목했다.


사실상 두 달에 가까운 증자 일정의 대부분을 발행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자 계획이 일찍이 공개되더라도 투자자가 실제 얼마에 신주를 인수하고, 리츠가 얼마를 조달할지는 청약 직전까지 정해지지 않는 상황이 17년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해당 기간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이사회 결의 전일과 최종발행가 확정일의 수정주가를 비교한 결과, 25건 중 23건(92%)에서 주가 내림세가 확인됐다. 평균 10%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가격 변동이 발행가 산정에 반영되면서 대부분의 최종발행가도 최초 예정발행가를 하회했다. 25건의 최종 조달액 합계도 최초 예정액보다 4000억원 이상 적었다.


일례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 지난 2022년 유상증자 당시 글로벌 금리 급등과 유로화 약세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이사회 결의 이후 최종발행가 확정일까지 수정주가가 19.4% 하락했다.


시장 여건의 영향도 있었지만, 발행가격 확정이 미뤄지면서 발생한 변동성 충격이 최종 발행조건에도 반영됐다는 게 의원실 측 주장이다.


외부자금 조달이 중요한 상장리츠 입장에선 가격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리츠는 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구조여서 내부에 자금을 축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신규 부동산을 편입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려면 유상증자나 차입 등 외부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발행 가격과 조달 규모를 빠르고 예측 가능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의원실은 가격 확정이 지체되는 배경으로 '관행'을 꼽았다.


2009년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의무적인 기준가격 산정절차가 폐지됐지만, 실제 상장리츠 공시에서는 '시장혼란 우려 및 기존 관행' 등을 이유로 종전 가격산정 방식을 여전히 준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원실 관게자는 "법적 의무가 사라진 뒤에도 여러 단계에 걸쳐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 이어지면서 당시 제도개선의 취지가 실제 자금조달 절차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주한 상장리츠 제도개선 관련 연구용역에서도 할인 유상증자와 장기화된 자금조달 절차의 문제가 지적됐다.


하지만 연구용역은 유상증자 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는 데 그쳤다. 발행가격 확정 절차를 단축할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허 의원실도 개선 필요성만 강조했을 뿐 실질적 대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허 의원은 "최근 국토부가 리츠를 부동산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강조해 온 만큼, 시장 움직임과 자금조달 구조까지 살피는 정책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절차는 지키면서도 금융당국과 협력해 리츠의 자금조달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