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에…장이머우 “창작은 창작”·정주리 “제 영화 아닌데도 위축” [31st BIFF]

데일리안(부산)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10.07 10:31  수정 2026.10.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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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자유 두고 나란히 소신 밝혀…“다양한 관객 의견도 영화의 일부”

장이머우 “역사적 진실도 논쟁 가능”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들이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영화와 창작의 자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심사위원장 장이머우 감독은 “창작은 창작”이라며 관객마다 작품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역시 영화가 가진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심사위원장 장이머우 감독을 비롯해 비간 감독,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이시카와 케이 감독, 정주리 감독, 프로듀서 쩐 티 빅 응옥, 배우 최희서가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최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자유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장이머우·정주리 감독ⓒ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개봉을 전후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제작진은 특정한 결론을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하기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논쟁이 작품을 넘어 참여 배우와 영화 관련 행사로까지 번지면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예정됐던 일부 일정도 취소됐다.


장이머우 감독은 해당 작품을 보지 않았다는 점을 전제로 “역사적 진실과 창작의 관계는 한마디로 표현하거나 짧은 시간 안에 해답을 찾기 어렵다. 창작은 창작이다. 창작이 꼭 진실이나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계에서는 ‘생활에 기반하되 생활을 넘어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관련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논란에 대해서는 들었다”며 “역사적 진실 역시 그것이 정말 진실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을 수 있다. 역사는 예술이라는 형식을 빌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영화를 보고 느끼는 바는 관객마다 다르고 다른 의견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것 자체가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도희야’, ‘다음 소희’ 등을 연출했던 정주리 감독도 생각을 보탰다. 정 감독은 “저 역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영화를 만들고 관객을 만났다. 영화를 만들 때 ‘영화는 영화’라는 생각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며 “그런데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은 제 영화도 아닌데 너무 위축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창작자가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정 감독은 “한편으로는 어떤 영화가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 때문에 상처받는 분들이 있을 수 있고, 그 상처가 표현되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동시에 무언가를 말하고 영화로 표현했을 때 바로 이런 반응이 돌아오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도 솔직히 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영화가 출발한 지점과 관계없이 창작자는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어디에서 영화가 시작됐든, 어디에서 길어 올려졌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모든 책임을 진다. 우리가 만들어낸 세계이기 때문”이라며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 비판도 듣고 공감도 받을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기대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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